부동산 경기 둔화 등 장기·구조적 요인 근거
동아시아·태평양 내 개발도상국도 부진 전망
[미디어펜=서동영 기자]세계은행(WB)이 내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4.4%로 낮췄다. 부동산 경기 둔화 등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인근 동아시아와 태평양 내 개발도상국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세계은행이 중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했다./사진=세계은행 홈페이지
  

2일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 등 외신에 따르면 세계은행은 중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을 4월 4.8%보다 0.4%포인트 하향했다. 다만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은 지난 4월 발표 당시와 같은 5.1%로 유지했다. 

세계은행은 부동산 경기 둔화, 가계 부채 증가, 민간 투자 부진을 비롯해 고령화 등 중국의 장기적이고 구조적 요인을 하향 근거로 들었다. 

중국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파푸아뉴기니 등 태평양 도서국들을 포함하는 '동아시아 및 태평양(EAP) 개발도상국' 경제 성장률의 경우 올해 전망치가 5.1%에서 5.0%로, 내년 전망치가 4.8%에서 4.5%로 낮췄다. 

세계은행은 "중국 성장률이 1%포인트 감소하면 동아시아 및 태평양 지역 성장률도 0.3%포인트 감소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회복세, 중국 부동산 위기,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등을 근거로 들었다. 이들 지역 성장률이 내년 전망치보다 낮았던 때는 1980년대 이후 아시아 경제위기 때인 1998년(+2.9%), 코로나19 확산 초반이었던 2020년(+1.3%)이다. 

특히 중국·태국·베트남 등에서 일반정부 부채와 기업 부채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 부채가 많으면 민관 부문의 투자가 제한될 수 있고 부채 증가로 인한 금리 상승 시 사기업들의 대출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다. 

또 이들 지역의 소매 판매 증가 폭이 코로나19 전과 비교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집값 하락, 가계소득 증가세 둔화 등이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수출 둔화도 이들 지역에 큰 타격이다. 지난해 2분기에 비해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서 20% 이상, 중국과 베트남에서 10% 이상 수출이 감소했다. 

파이낸셜 타임즈는 이같은 현상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미국의 새로운 산업 및 무역 정책으로 인해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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