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준 기자]SK그룹의 배터리 계열사 SK온이 출범 2년 만에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SK온은 외형과 기술력을 모두 발전시킨 만큼 이 흐름을 이어가기 위한 대규모 투자를 지속할 방침이다.

지난 2021년 10월 1일 SK이노베이션에서 분리된 SK온은 출범 2년 동안 고속 성장했다. 우선 매출 확대가 눈에 띈다. 출범 당시인 2021년 4분기 1조665억 원이었던 분기 매출은 올 2분기 3조6961억 원을 기록해 3.5배로 증가했다.

매출 성장세는 출범 이후 6분기 연속 이어지고 있으며 분기 평균 성장률(CQGR)은 23%다. 올 상반기 매출액은 이미 7조 원을 돌파해 2022년 연간 매출(7조6177억 원)의 90% 이상을 반년 만에 달성했다.

생산능력과 고용 직원 수도 크게 늘었다. SK온의 글로벌 생산 능력(CAPA)은 출범 당시 40GWh(기가와트시)에서 올 9월 말 89GWh까지 증가했고, 글로벌 생산 공장은 같은 기간 5곳에서 8곳으로 늘었다.

국내 고용 인원은 1445명으로 출발해 올 9월 3411명으로 2.4배가 됐다.

아울러 작년 12월부터 올 6월까지 4차례에 걸친 상장 전 투자 유치(Pre-IPO)로 4조8000여억 원의 자금을 조달하며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는 애초 목표였던 4조원을 20%가량 초과 달성한 규모다. SK온은 확보한 자금을 발판으로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 구축과 재무 건전성 개선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외형 성장 뿐 아니라 질적 성장도 이뤄냈다. 

SK온은 최근 미국 경제 전문 매체 포춘(Fortune)이 발표한 '세상을 바꾸는 혁신기업 (Change the World)' 명단에서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이는 글로벌 배터리 제조사 중 처음이다. 또한 한국 기업 중에서는 유일하게 뽑혔다.

포춘은 SK온을 완성차 회사인 테슬라(Tesla), 제너럴 모터스(General Motors), 전기차 충전소 기업인 차지포인트(ChargePoint)와 함께 ‘미국의 전동화를 이끄는 자들’(The American Electrifiers)이라고 소개했다.

포춘은 2015년부터 매년 50여개의 혁신 기업 랭킹을 공개하고 있다. 올해는 약 250개의 회사가 후보로 오른 가운데 총 59개의 회사가 혁신 기업에 선정되었다. 아시아에서는 SK온을 비롯해 7개의 회사가 이름을 올렸고 월마트(3위), 애플(15위), 마이크로소프트(24위)등 글로벌 유수 기업들도 포함됐다.

포춘은 SK온 선정 이유에 대해 "미국 배터리 제조업에 활력을 불어넣었다(jump-start battery manufacturing in the U.S.)"며 "2025년 SK온 공장들은 연간 미국에서 전기차 약 150만대분에 공급할 수 있는 배터리를 생산할 것"이라 말했다.

SK온은 현재 미국 조지아주에서 2개의 공장을 가동 중이다. 또 포드와 함께 켄터키주에 2개, 테네시주에 1개의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현대자동차그룹과도 조지아주 바토우 카운티에 배터리 합작 공장을 세울 예정이다.

이들 공장이 완공되는 2025년 이후 SK온은 북미에서만 180GWh이상의 배터리 생산 규모를 갖추게 된다.

이외에도 SK온의 기술력에 대한 끊임없는 투자와 연구개발(R&D)은 인정받고 있다. SK온은 2022년, 2023년 2년 연속으로 세계 최대 가전·IT박람회인 CES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또한 올 4월에는 미국 최고 발명상인 ‘2023 에디슨 어워즈’에서 NMC9 배터리로 ‘EV 배터리 향상(EV Battery Enhancement)’ 부문 동상을 수상했다.

SK온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2021년 출범 당시 연간 3조 원 수준이던 매출은 올해 15조 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불과 2년 만에 배터리 업체 중에서도 가파른 성장을 이뤄낸 비결에는 전폭적인 투자가 있다.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지난 2011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국내외 공장 투자에만 총 14조5719억 원을 투자했는데, 출범 당시 잡았던 투자 예상 규모가 39조 원 규모였던 것을 감안하면 아직 절반도 채 사용하지 않은 셈이다.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SK온은 가장 빨리 성장하고 있는 배터리 산업에서도 가장 빨리 크고 있는 기업"이라고 말한 것 처럼 SK온은 전폭적인 투자를 통해 가시적 성장을 이뤄내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SK온이 내년부터 본격적인 흑자 시대를 열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SK온이 내년 한 해 동안 약 6400억 원 대의 영업이익을 낼 수 있다고 관측한다.

또한 2025년 이후 기업공개(IPO)도 추진될 전망이다. 김준 SK온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의 김준 부회장은 올해 주주총회에서 SK온의 기업공개 시점이 2025년 이후가 될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SK온 관계자는 "지난 2년간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다가올 10년을 대비하기 위해 기술 개발 및 원천기술 확보, 포트폴리오 다각화, 고객사 확보 등에 전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