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오는 5일 두산로보틱스 상장을 필두로 서울보증보험‧에코머티리얼즈 등 대어급 기업들의 신규상장(IPO)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국내 증시가 뚜렷한 테마 없이 횡보 중인 상황이라 신규상장주들에 대한 관심도 유독 커진 모습이다. 단, 최근 상장된 밀리의서재를 비롯해 물밑에서 상장을 추진 중인 회사들 가운데는 과대평가 논란이 끊이지 않는 곳도 있다. 특히 스팩(SPAC)을 활용한 우회상장은 국내 주식시장의 신뢰도를 떨어트리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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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5일 두산로보틱스 상장을 필두로 서울보증보험‧에코머티리얼즈 등 대어급 기업들의 신규상장(IPO)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PO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은 수준으로 계속 유지되고 있다. 그 정점은 역시 오는 5일의 두산로보틱스라 할 수 있다. 일각에선 지난 6월 상장일 등락폭을 공모가의 60~400%까지 확대하는 제도 변경 이후 처음으로 ‘따따상’ 도달 기대감까지 거론된다. 그러나 현재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이 약 1조7000억원에 육박하는 코스피 종목이 하루에 400% 상승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시선은 자연히 다른 기대주들로 이어진다. 국내 유일의 종합 보증보험사인 서울보증보험, 전구체 제조기업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등이 한국거래소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해 올 하반기 공모를 시야에 넣고 있다. SK그룹 계열사인 SK에코플랜트(구 SK건설)와 LG그룹 계열사인 LG CNS 등의 상장도 잊을 만하면 거론된다.
아직 상장되지 않은 대기업 계열사의 경우 상장 시점부터 이미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타 종목 대비 유리하다. 모회사와의 연관성도 투자자들을 안심케 하는 포인트 중 하나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종목들의 경우 상장 과정은 물론 IPO 이후의 주가 안정성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연휴 직전인 지난달 27일 상장한 밀리의서재의 경우가 바로 이와 같은 우여곡절을 겪은 사례다. 공모가‧공모금액 등을 둘러싸고 고평가 논란이 끊임없이 일면서 상장 일정이 계속 늦춰졌다. 결과적으로 상장을 하긴 했지만 상장 당일은 물론 두 번째 거래일인 이날 오전까지의 흐름도 좋지 못하다.
일각에선 한국거래소를 비롯한 금융당국이 증시 상장 기준을 너무 허술하게 잡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전혀 이익을 내고 있지 못하거나 앞으로도 전망이 그리 좋지 않은 회사들조차 ‘유니콘’이라는 미명 하에 상장을 허락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우리나라 증시에 상장된 기업들의 숫자는 비슷한 사이즈의 독일 증시 등에 상장된 회사보다 훨씬 많다. 이는 그만큼 기준이 허술하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반대로 말하면 일반 투자자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 상장 주체의 ‘엑시트’를 위해 개인투자자들이 이용을 당할 확률도 그만큼 높아진다는 의미다.
최근엔 스팩(SPAC) 합병이 새로운 비판의 대상으로 거론된다. 특히 올해는 지난 2011년 이후 스팩 합병 상장 건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경제 유튜브 채널 삼프로TV를 운영하는 이브로드캐스팅이 스팩(SPAC) 합병을 통한 증시 입성을 추진하면서 다시 한 번 스팩에 대한 관심이 올라갔지만, 아직까지 가치를 확실히 인정받지 못한 기업들이 증시에 ‘무혈입성’하는 통로로 지목받고 있기도 하다.
국내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스팩 상장의 경우 계속사업이익 20억원 또는 계속사업이익이 있고 매출액 100억원 이상일 경우 형식적 요건이 충족된다”면서 “자격미달 회사들이 이런 식으로 증시에 상장될 경우 결국엔 일반 투자자들에게 손실이 전가되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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