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 카스 11일부터 출고가 6.9% 인상
[미디어펜=이미미 기자] 긴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우유와 치킨 등 주요 먹거리 가격이 인상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국제 유가가 강세를 보이면서 전체 물가상승률을 끌어올렸고. 원가부담을 이기지 못한 업체들이 연달아 가격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장을 보고 있다./사진=미디어펜DB


5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카스, 한맥 등 주요 국산 맥주 가격을 무려 1년7개월 만에 인상하기로 했다. 이들 제품 출고가는 오는 11일부터 평균 6.9% 오른다.

환율 불안이 지속하는 가운데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각종 원부자재 가격의 상승과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한 물류비 상승으로 제품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게 회사 측의 입장이다.

다만 소비자들의 직접적인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가정용 시장에서 많이 팔리는 카스 500㎖ 캔 제품은 현행 가격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오비맥주는 덧붙였다.

이달부터는 우유 가격도 오른다. 앞서 낙농진흥회가 원유(原乳) 기본가격을 ℓ당 88원 올리기로 결정해서다. 이번 인상 폭은 2013년 원유가격연동제 도입 이후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지난 1일부터 대표제품 ‘나100%우유’ 1ℓ 출고가를 대형마트 기준 3% 인상했다. 남양유업도 이달부터 ‘맛있는우유GT’(900㎖) 출고가를 4.6% 올린다. 매일유업은 흰우유 4~6% 인상을 결정했으나, 편의점 판매가는 다음 달 1일부터 반영된다.

흰 우유 가격 인상은 예고했던 일이었으나, 이에 따라 가공유와 치즈·아이스크림·커피·빵·과자류 등 우유가 들어가는 가공품 가격도 덩달아 오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른바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이다.   

실제로 빙그레와 해태아이스크림은 오는 6일부터 아이스크림 제품 가격을 올린다. 유통 채널에 따라 순차적으로 적용될 예정이지만 빙그레 아이스크림 ‘끌레도르 바’의 경우 기존 대비 300원 오른다. ‘투게더’는 8.3% 인상한다. 해태아이스크림 마루 브랜드 미니컵과 홈컵 4종, 쿠키마루 파르페도 각각 500원씩 오른다, 

빙그레 바나나맛우유도 편의점 기준 1700원에서 1800원으로 100원 오른다.

치킨 프랜차이즈 제너시스비비큐(BBQ)는 가격을 올리는 대신 지난 4일부터 요리용 기름을 희석 제품으로 변경했다. 새롭게 적용하는 BBQ 블렌딩 올리브오일은 기존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 50%에 해바라기오일 49.99%를 섞어 만들었다.

최근 가뭄 등 기상악화에 따라 올리브오일 가격이 3배 이상 상승했다. BBQ는 소비자 가격을 올리지 않기 위한 원가 절감 조치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정부 권고 등으로 지난 상반기 걸어뒀던 임시 잠금장치가 결국 풀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6월 국제 밀 가격 하락을 이유로 라면 가격 인하를 권고하면서 식품업계에 도미노 가격 인하 선언이 이어졌다. 편의점 업계도 지난 7월 공급가 인상 부담을 일정 부분 떠안고 롯데웰푸드 등 아이스크림 제품의 소비자 판매가를 올리지 않기로 했었지만, 두 달여 만에 ‘도루묵’이 된 셈이다.  

BBQ 관계자는 “실제 국제 올리브오일 가격 상승분을 패밀리(가맹점) 공급가에 반영할 경우 현재 공급가 대비 약 3배가 넘는 금액이 산정된다. 이는 고물가로 고통 받는 소비자에게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며 “올리브오일의 국제시세가 급등하기 시작한 2년 전부터 소비자와 패밀리에게 부담을 전가하지 않기 위한 새로운 오일 도입을 검토했다”고 말했다. 

이날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올랐다. 두 달 연속으로 3%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 4월(3.7%)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보다 4.4% 상승했다. 외식 물가도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4.9%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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