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수수료 논란을 촉발시킨 애플페이가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도마 위에 오른다. 그간 현대카드가 애플 측에 높은 수수료를 지급하면서 업계 출혈경쟁을 유발했으며 수수료 부담을 소비자에 전가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6일 국회와 금융권에 따르면 정무위는 오는 11일 금융위원회를 대상으로 한 국감에서 김덕환 현대카드 대표, 마크 리 애플코리아 대표를 증인대에 세울 예정이다. 애플페이 도입에 따른 소비자 비용 부담 및 이용 불편 문제에 대해 질의하기 위함이다. 다만 당초 거론됐던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증인에서 제외됐다.

   
▲ 사진=현대카드 제공


정무위는 카드사의 부담이 커지면서 소비자 혜택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이들을 증인으로 선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페이는 지난 3월 21일부터 정식으로 한국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대카드는 당초 애플과 국내 가맹점에 NFC 단말기 보급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애플페이 독점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NFC 단말기 보급 지원을 두고 부당한 보상금의 제공 문제가 불거졌고 금융위에서 여신전문금융업법에 위배되는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제동을 걸었다.

현대카드는 일정 기간 가질 수 있었던 애플페이의 국내 배타적 사용권을 포기하면서 법령 해석상의 예외 사유를 인정받았다. 현대카드가 배타적 사용권을 포기했음에도 타 카드사들은 아직 도입 의지를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도입 확산이 지연되는 이유에 대해 일각에서는 수수료 부담을 지목하고 있다. 현재 카드사들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금리 상승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한 상황이다.

애플페이는 EMV(유로페이·마스터카드·비자카드) 결제망을 이용하기 때문에 결제 건수 당 현대카드에서 애플 측에 0.15% 수준의 수수료를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애플페이를 도입한 국가 중 가장 높은데 중국의 5배 수준이다.

이에 삼성전자에서도 삼성페이 수수료 유료화를 검토했으나 국내 페이 생태계 발전을 위해 국내 카드사들과 지속 상생하기로 했다며 계획을 철회했다. 삼성페이가 애플페이와 유사한 수수료를 책정하는 경우 카드업계 전체적으로 연간 약 1000억원 상당의 추가 지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때문에 당시 카드업계에서는 현대카드에서 무리하게 애플페이를 끌어들이면서 삼성페이도 수수료를 받을 명분이 생겼다는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

애플페이 국내 도입에 따른 카드사의 수수료 부담 이슈는 지난해 국감에서도 다뤄졌다. 당시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애플페이가 국내 시장에 도입될 경우 독점성으로 상당히 많은 수수료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부분에 대해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해달라”고 말한 바 있다.

애플페이의 반독점 이슈 역시 국감에서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월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애플의 독과점 이슈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라며 “아이폰에 있는 NFC칩을 국내 간편결제 사업자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공정거래위원회가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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