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연구원 “북한이 노리는 약한 고리·전략적 기회, 일북 대화와 미국대선”
“북, 미국 내 분위기 조성 위해 핵군축협상·푸에블로호 반환 제시 할 수도”
“일본 납득시킬 결과 내기 힘들 것” “북의 요구 중러가 만족시킬지도 난망”
“내년 강대국들 전략적 관심 집중되겠지만 중재 부재 속 경직성 지속될 것”
[미디어펜=김소정 기자]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현재 목표는 중국과 러시아가 묵인하는 핵보유국 지위 확보이며, 내년도 미국 대선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당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란 전문가의 전망이 나왔다. 

북한이 이미 핵보유국 관련 발언을 과거 수차례 했는데도 지난달 9월 28일 자신들의 헌법 58조에 ‘핵무력 정책’을 명기한 것은 더 이상 국제사회의 비핵화 노력을 의미 없게 만들기 위한 사전조치라는 설명이다.

또 김정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내년 3월부터 강력한 도발 정세를 조성하면서도 미국의 새 행정부와 협상할 용의가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피력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정성윤 통일연구원 통일정책연구실장은 지난 6일 통일부기자단 워크숍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나서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를 확보했다는 ‘셀프 선언’을 조만간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를 중국과 러시아가 최소한 묵인 또는 포용하는 환경을 조성하고, 국제사회에 더 이상 비핵화 노력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특히 미국 대선에 적극 개입하려고 할 것이다. 내년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내년 3월부터 강력한 도발 정세를 조성하는 것은 물론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과 핵군축 협상을 할 용의를 내세우면서 미 공화당과 조야의 분위기 조성을 위해 1968년에 나포한 푸에블로호 반환도 고려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해군 동해함대 근위 제2수상함전대를 시찰하고, 경비함 해병들의 전략순항미사일 발사훈련을 참관했다고 노동신문이 21일 보도했다. 2023.8.21./사진=뉴스1

정 실장은 “북한은 북중러 3자 협력을 공고히 하는데 어느 정도 자신하고 있을 것이며, 다음 목표를 한미동맹 약화에 두고 일본과 접촉해왔다”면서 “북한은 일본이 거부할 수 없는 ‘납치자 문제’를 빌미로 이미 지난 3월과 5월 두 차례 일본과 고위급회담을 했다. 이는 현재 일북 관계를 약한 고리로 보고 한미일 협력에 균열을 가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북일 간 납치자 문제 협상이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 이기태 국제전략연구실장은 이날 워크숍에서 “북한이 과연 일본을 납득시킬 조사 결과를 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일본에선 메구미의 생존을 믿고 있지만 북한은 이미 사망했다는 입장”이라면서 “또 일본의 독자제재 해제 여부와 관련해서도 북한은 조총련의 대북송금 해제를 원하겠지만 쉽지 않은 부분”이라고 말했다.

정성윤 실장은 “내년인 2024년은 그 어느 시기보다 강대국들의 전략적 관심이 한반도로 집중되는 해가 될 것이다. 북러 군사협력까지 이뤄지면서 6자회담 이후 근 20년만에 한반도에 열강 모두 전략적으로 관여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북핵 교착으로 어느 국가도 자신의 목적을 신속하고 압도적으로 달성할 수 없는 전략적 상황이 지속될 것이다. 더구나 중재 세력마저 부재한 상황에서 정세의 경직성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정 실장은 북중러 협력 전망에 대해선 “중러북의 1차 목적인 반미 연대와 한미일 협력 대응 효과는 약하거나 달성되지 못할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요인은 능력 부족이다. 2022년 기준 한미일 연합에 대한 중러북의 군사 및 경제력은 각각 39%, 65%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진단했다. 

또 “중국과 러시아의 대미 전략이 상이하다. 또 북한의 요구를 중러가 완전히 만족시키는 것도 난망한 상황”이라며 “북한은 중러북 3국 협력 과정에서 중러의 비핵화 목표를 철회시키려고 할테지만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 노력이 반복될수록 중러의 부담은 증가한다. 중국은 현재 안보리 체제의 수혜국이고, 러시아도 북한과의 협력 한계를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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