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지난달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이 60% 가까이 급감한 가운데, 중국 조선업계의 수주 점유율이 80%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량은 전체의 6%에 그쳤는데, 고부가가치 선종으로 꼽히는 LNG선과 친환경 선박 발주를 늘려 미래 먹거리를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당장 물량으로 출혈경쟁을 벌이기보다 기술력으로 수익을 많이 남기겠다는 계획이다.
9일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 및 조선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186만CGT(표준환산톤수·71척)로 지난해 동월 대비 59%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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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전경./사진=각사 제공 |
국가별로 보면 중국이 153CGT(62척)를 수주해 전체의 82%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한국은 12만CGT를 수주하며 전체의 6%를 점유하는 데 그쳤다.
누적 수주량에서도 중국과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올해 1~9월 전 세계 누계 수주는 3014만CGT(1196척)로 전년 동기 3916만CGT(1525척) 대비 23% 줄었다. 이 중 중국이 1799만CGT(726척)를 수주해 전체의 60%를 차지했고, 한국은 742만CGT(168척)로 25%를 기록했다.
중국이 조선시장을 사실상 독식하고 있지만, 국내 조선업계는 다소 여유로운 모습이다. '조선 빅3'로 통하는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이 이미 수년 치의 수주잔고를 확보한 까닭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3사의 수주잔고는 각각 3.08년, 3.47년, 2.87년가량으로 추정된다.
당장 도크에 건조할 물량들이 쌓여있는 만큼, 올해 수주량에 연연하기보다 납기에 맞춰 선박을 인도하는 데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중국이 컨테이너선 등 저가 선종을 대거 수주하는 것과 달리 국내 조선사는 기술력을 토대로 LNG선 등 척당 선가가 높은 선박을 주력으로 수주하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이미 올해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했으며,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은 각각 66.3%, 21.1%의 달성률을 기록했다.
특히 올 하반기 12조원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 '카타르 LNG운반선 수주전'이 예고된 만큼, 3사의 수주 실적은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중국이 최근 LNG선으로도 발주 폭을 늘리고 있어, 이를 경계해야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중국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하면 공급 과잉을 부추겨 치킨게임을 야기하는 까닭이다. 이에 국내 조선업계는 기술력으로 시장을 장악하는 한편, 암모니아·메탄올 추진선과 같은 차세대 친환경 연료 및 운반선 등으로 수주 선박을 확대하고 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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