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카드사 대출잔액이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저신용자의 급전 창구로 통하는 카드론·현금서비스 등 결제성 리볼빙 잔액은 관련 공시를 시작한 2021년 이후 3년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저축은행의 대출 영업 축소로 자금줄이 막히면서 저신용자들이 평균금리 연 15%에 달하는 카드사 대출을 이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9일 여신금융협회 및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9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BC·우리·하나·NH농협카드)의 지난 8월 카드론·현금서비스·리볼빙(결제성) 총 잔액은 53조 149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1년 11월 최초 공시 이후 역대 최대치다. 카드사 대출잔액은 올해 1월 50조 6668억원에 그쳤는데 7개월여만에 약 2조 4823억원 증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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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사 대출잔액이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연합뉴스 제공 |
카드론·현금서비스·리볼빙 잔액은 개별적으로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 8월 카드론 잔액은 38조 6850억원, 현금서비스 잔액은 6조 9777억원, 리볼빙 잔액은 7조 4864억원을 기록했다.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잔액은 올해 증감을 거듭하다 지난 6월부터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리볼빙 잔액은 지난 4월부터 5개월 연속 증가세다.
문제는 카드사 대출 금리가 최고 연 18%에 달할 정도로 높다는 점이다. 올해 8월 농협카드를 제외한 8개 전업 카드사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연 12.49~15.06%로 나타났다. 작년 8월 12.14~14.70%에 견주면 상·하단이 모두 오른 것이다. 리볼빙 평균 금리도 올해 8월 연 15.24~17.76%로, 지난해 8월 연 14.05~18.35% 대비 하단이 높아졌다. 현금서비스 평균 금리는 연 16.28~18.23%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업계는 카드사 대출잔액 확대 현상을 저축은행의 대출 감소에 따른 반작용으로 보고 있다. 저축은행이 업황 악화로 대출을 축소하자 중·저신용자 등 수요층이 카드사로 몰린 것이다. 빚을 갚지 못하는 채무자가 늘어난 것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고금리로 카드 대출을 받는 대출자가 증가하면서 '건전성 관리'가 카드사의 숙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에도 카드사의 주요 과제는 연체율 관리였다. 8개사의 2분기 연체율은 0.82~1.92%를 기록했는데, 일부 카드사는 2.0%에 가까워지고 있다. 작년 2분기 카드사의 총채권 기준 평균 연체율은 1.05%였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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