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지난 10일 창립 40주년을 맞이한 SK하이닉스가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결정적인 순간’ 5가지를 꼽았다.

SK하이닉스는 △국내 최초 16K S램 시험 생산 성공(1984년) △블루칩 프로젝트 가동(2001년) △SK하이닉스 공식 출범(2012년) △사상 최대 영업이익 달성(2018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시작(2022년) 등 다섯 가지 순간을 11일 뉴스룸에 제시했다.

   
▲ 지난 10일 창립 40주년을 맞이한 SK하이닉스가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결정적인 순간’ 5가지를 꼽았다. /사진=SK하이닉스 뉴스룸


1983년 반도체 사업 출사표를 던질 당시 SK하이닉스(당시 현대전자산업)는 전자 산업 이해도가 전무했다. 

이에 반도체 공장 부지 조성, 착공뿐 아니라 제품 개발과 생산 부진 등에서 어려움이 컸다. 하지만 시행착오 끝에 다음 해인 1984년 12월 국내 최초로 16K S램 시험 생산 성공 소식을 전했다. 회사가 생산한 반도체 굿다이(Good Die, 제대로 작동하는 칩) 1호가 탄생한 것이다.

하지만 시제품 생산 뒤 양산 체제 구축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시행착오를 아끼지 않고 사업에 매진한 결과, 40년이 지난 현재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D램 등 첨단 메모리 반도체를 여럿 선보이는 주요 반도체 기업으로 성장했다.

2000년대 접어들었을 때는 사업상 어려움이 더욱 컸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로 발생했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는 데다 LG반도체와의 합병으로 부채가 급증한 상황이었다. 설상가상 닷컴 버블이 꺼지면서 PC 판매가 급감해 D램 가격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회사 안팎에선 해외 매각 방법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회사는 2001년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한 뒤 사명을 '하이닉스반도체'로 변경했다. 또 회사 명운을 건 '블루칩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블루칩 프로젝트는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공정 혁신에 초점을 맞췄다. 국내 이천과 청주 캠퍼스뿐 아니라 미국 유진 캠퍼스 장점을 모아 공정을 단순화했다. 

새 장비를 도입하지 않고 기존 장비를 개선해 투자액을 3분의 1로 줄이고 원가 경쟁력을 높인 초미세 회로 선폭 공정 기술을 개발했다. 해당 프로젝트 이후 회사는 활기를 되찾을 수 있었다.

2012년은 회사 운명을 바꾼 결정적인 해로 꼽힌다. 당시 하이닉스반도체가 SK를 만나 SK하이닉스로 새롭게 거듭났다. 반도체 업황이 좋지 않고 회사 실적도 부진했던 때지만 SK에서 회사 가능성을 보고 투자를 결정했다. 

이후 SK하이닉스는 모바일 중심으로 재편되는 산업 흐름에 맞춰 관련 제품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상하고 생산 거점을 확대하는 등 종합 반도체 회사로서 면모를 갖췄다.

SK하이닉스는 이같은 노력 끝에 2018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그해 매출액 40조4451억원에 영업이익은 20조8438억원을 기록했다. 당시 메모리 업계는 전례 없던 호황기를 누리던 시기다. 

회사는 이 과정에서 급변하는 시장 상황도 빠르게 파악, 서버용 제품 중심으로 신규 공정을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향후 더 큰 사업 도약을 위해 새로운 거점을 마련하고 있다. 2019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밝힌 후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관련 작업을 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기초 공사가 끝나면 2027년 클러스터 내 첫 반도체 팹(공장)을 준공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앞으로 이천과 청주 캠퍼스뿐 아니라 용인 클러스터를 포함해 세 곳의 거점을 기반으로 한 '이·청·용' 시대를 본격화한다. 

이천은 본사 기능과 함께 연구·개발(R&D) 및 마더 팹, D램 생산기지로 선보인다. 청주는 낸드플래시 중심 생산기지로, 용인은 D램 및 차세대 메모리 생산 기지와 반도체 상생 생태계 거점으로 삼는다. 글로벌 최고 수준의 반도체 삼각축 메카를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달 용인 클러스터 공사 현장을 방문해 "용인 클러스터는 SK하이닉스 역사상 가장 계획적이고 전략적으로 추진되는 프로젝트"라며 도전과 혁신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자고 당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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