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보험사들이 그간 나이와 건강상의 이유로 보험 가입이 어려웠던 고령자와 유병력자도 쉽게 가입할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낮춘 상품을 선보여 눈길을 끈다. 저출산, 고령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신규로 가입할 수 있는 잠재 가입자가 줄어들고 보험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고령자와 유병력자가 보험사의 새로운 고객층으로 떠오르는 것이다. 또 의료기술 발달로 다양한 수불법 및 약물치료가 개발되면서 이에 맞춘 암보험이 나오고 있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최근 60세 이상 실버 고객을 대상으로 당뇨나 고혈압,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이 있어도 가입 가능한 ‘KB 실버암 간편건강보험 Plus’를 출시했다.

이 상품은 암 진단부터 치료에 이르기까지 암 치료 여정별 맞춤 보장이 탑재됐다. 10·15·20년 만기를 선택해 60세부터 90세까지 가입할 수 있으며, 최고 100세까지 보장된다.

   
▲ 사진=KB손해보험 제공

암을 9개 부위별로 세분화해 암 진단비를 최대 9번까지 지급받을 수 있는 ‘통합 암 진단비’가 탑재됐다. 기존 암 진단비는 암이 발생하면 보험금이 지급되고 해당 보장이 소멸됐다. 하지만 이 상품은 보험금이 지급된 해당 암에 대해서만 보장이 소멸되고, 나머지 부위의 원발암(암이 처음 발생한 기관의 암)은 보험 만기까지 계속해서 보장받을 수 있다.

이 밖에 전이암 진단비 및 재진단암 진단비, 항암방사선치료비, 항암약물치료비, 표적항암치료비, 카티(CAR-T)항암약물치료비(연간 1회 한) 등도 보장한다.

교보생명은 지난달 유병력자와 고령자가 쉽게 가입하고 암 치료 여정별 다양한 보장을 받을 수 있는 ‘교보간편가입암보험(무배당)’을 내놨다.

이 상품은 유병력자와 고령자가 최소한의 심사로 가입 가능한 간편심사보험으로 경증질환이나 과거 병력이 있어도 3가지 고지항목에 해당되지 않으면 가입할 수 있다. 고지항목은 △최근 3개월 내 입원·수술·추가검사 필요 소견 △최근 2년 내 질병·사고로 인한 입원·수술 △최근 5년 내 암·간경화·파킨슨병·루게릭병·투석 중인 만성신장질환으로 인한 진단·입원·수술 등이다.

암 발병 시 주계약을 통해 진단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예컨대 주계약 가입금액 5000만원 가입 시 암이 발생하면 5000만원의 진단보험금이 지급된다.

또 새로운 암 검사, 수술·치료기법을 보장하기 위해 특정NGS유전자패널검사, 암CT·PET·MRI·초음파검사, 카티(CAR-T)항암약물허가치료, 특정항암호르몬약물허가치료, 암다빈치로봇수술 등을 보장하는 특약을 신설했다.

이처럼 보험업계가 고령층·유병자 암보험을 판매하고 나선 배경은 실질적인 경제활동인구의 상당수가 암보험에 가입했기 때문이다. 보험개발원은 이미 2010년부터 국내 전체 성인의 63.1%가 암보험에 가입했다고 집계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언더라이팅(인수심사) 절차를 완화한 만큼 보험사에서 위험을 부담하고 가입을 받는 것으로 합리적 요율을 적용할 수 있다”며 “고령자 및 유병자를 대상으로 한 보험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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