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훈 더민주 의원 "자리 피하는 것 유감스럽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이성희 농협중앙회 회장이 건강상 문제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국정감사 도중 퇴장했다.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도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로 출장을 떠나면서, 범농협 국감이 사실상 맹탕에 그치게 됐다.

13일 농해수위 국감장에 증인 신분으로 참석한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은 위원회 측에 이석을 요청했다. 농해수위는 건강 악화를 고려해 요청을 받아들였으며, 이 회장은 증인 선서 이후 간단한 질의를 주고받았다.

   
▲ 이성희 농협중앙회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사진=국회 영상회의록시스템 캡처


이 회장은 건강문제 소견을 담은 사유서도 제출했다. 사유서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달 26일 병원 치료를 받고 목깁스를 했다. 4주간 안정을 요하는 진단을 받았는데, 이날 기준 일주일의 회복기간이 추가로 필요한 것이다.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금 목에 두른 깁스가 굉장히 안타깝게 느껴지고, 그 상황에 대해 존중하지만 1년에 딱 하루 농민과 국민들에게 보고하고 농민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인데 이 자리를 피하는 것에 유감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우리 농어민들은 역대 가장 어려운 고금리‧고물가 그리고 에너지 값의 폭등, 농산물 가격의 폭락에 농업소득은 역대 어느 해보다도 가장 급락하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평소 농민 대통령을 자처하는 회장께서 이 하루를 양보하지 못한 것에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또 "관련 의료 기록을 의원회에 제출해 달라. 이석 사유서도 양해를 구해야 하는 문제고, 당연하다는 듯 제출하면 안 된다"며 "국감에서 농협이 더 다뤄져야겠단 생각이 더 든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 회장은 "생각이 짧았다"고 짧게 답했다.

사실 이 회장은 이날 농해수위 의원들로부터 중앙회 회장의 연임을 허용하는 '농협법 개정안'에 대한 질의를 받을 예정이었다. 최근 금융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이번 농협법 개정안이 이 회장의 '셀프연임'을 위한 특혜성 법안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과거 농협중앙회장은 연임이 가능했지만, 회장들의 비리 및 권력 남용 문제 등을 막기 위해 2009년부터 단임제를 이어오고 있다. 노조는 원칙대로 이 회장도 현 임기를 마무리하고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날 국감에서는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의 국감 불참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농협의 금융지주 회장인 이석준 회장도 이석했다"며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종합감사 시에는 이석준 회장도 참석하게 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성희 농협중앙회장과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은 24일 열릴 국감 종합감사에 재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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