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준희 기자]상반기 ‘잭팟’을 터뜨렸던 해외건설이 중동 지역에서 수주 확대 모멘텀과 국내 제조사의 해외 공장 투자 확대 등에 힘입어 3분기에도 순항세를 이어갔다. 목표치인 350억 달러 달성에 근접하는 가운데 최근 발발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무력 충돌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14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올해 3분기 해외건설 수주실적은 총 284개사가 86개국에서 443건을 따내 235억 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한 수치다.
눈여겨볼 점은 국내 제조사 발주 공사 비중이다. 올해 3분기까지 수주의 34.7%인 81억 800만 달러를 수주해 지난해에 이어 제조사의 해외 공장 건설이 수주의 중요한 축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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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분기 해외건설 수주가 순항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최근 발생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분쟁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국내 제조사 발주 공사 비중은 지난 2020년 38억 5000만 달러(10.9%), 2021년 34억 1000만 달러(11.2%)에서 지난해 98억 4000만 달러(31.8%)로 크게 증가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 SK 등이 북미 제조공장에 집중 투자한 영향이다.
지역별로는 중동이 79억 8400만 달러로 가장 높은 34%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북미·태평양이 74억 2300만 달러(32%), 아시아가 46억 8200만 달러(20%)로 뒤를 이었다.
특히 중동의 경우 50억 8000만 달러 규모 사우디아라비아 아미랄 석유화학 플랜트, 7억 9000만 달러 규모 리비아 패스트 트랙 발전공사, 5억 4000만 달러 규모 아랍에미리트(UAE) S4 담수화 양허사업 등 수주로 전년 동기 대비 20.4% 증가했다.
북미·태평양 또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9.1% 증가하며 상반기 29.3%에 이어 3분기에도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 지역 수주 금액의 93.6%는 국내 제조사의 해외 생산설비 구축과 관련한 공장 건설공사였다.
공종별로는 산업설비가 109억 8300만 달러로 절반에 가까운 46.6%를 차지했다. 사우디 아미랄 석유화학 플랜트, AGIC 석유화학 플랜트, 리비아 패스트 트랙 발전 플랜트 등 산업설비 수주의 65.5%가 중동 지역에서 나왔다.
건축이 90억 100만 달러로 38.3%, 전기가 15억 1800만 달러로 6.4%의 비중을 나타냈다. 특히 건축 공종은 현대차, 삼성전자 등 국내 제조사 해외 공장 건설공사 물량이 증가해 지난해 대비 47.3% 늘었다.
기업별로는 미국, 사우디, 대만, 폴란드에서 대형 사업을 각각 수주한 삼성물산(57억 8000만 달러), 현대건설(56억 1700만 달러), 현대엔지니어링(28억 7400만 달러)이 수주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을 포함한 상위 10대 기업의 3분기 수주액은 215억 6000만 달러로 전체의 92%에 달한다.
지난 2분기 사우디에서 51억 달러 규모 대형 산업설비 공사를 수주하며 중동에서 수주 증가 모멘텀을 이어가는 듯했으나 3분기는 다소 주춤한 모양새다. 그러나 수주 목표치인 350억 달러 달성에는 순항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연도별 1~9월 수주실적을 살피면 올해 235억 달러는 지난 2015년 345억 달러 이후 8년 만의 최대치다.
복병은 중동 지역에서 발생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무력 충돌이다. 두 국가 간 분쟁이 악화하는 가운데 최근 중동 지역에서 수주 상승세를 이어가던 우리 기업 입장에서는 혹시 모를 영향에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아직까지 우리 기업의 수주 활동에 직접적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는 건설 섹터 내에서는 중동 수주 기대감 소멸, 원자재 가격 상승과 원가율 악화 우려 요인으로 상존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한 모니터링은 필요할 것으로 판단하나 현재까지 직접적인 피해는 제한적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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