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금융감독원이 지난 16일 BNP파리바와 HSBC 등 외국계 투자은행(IB)의 장기간 불법 공매도 행위를 적발해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 부과를 예고했다.
이들 외국계 투자은행(IB)과 관련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과거에 있었던 금액보다 훨씬 더 큰 금액을 금전적으로 책임지도록 하겠다"며 "형사처벌도 가능할 거 같은데, 외국에 있는 사람(임직원)을 끌어와서 처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17일 금감원 본원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이 같이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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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7일 6년 만에 서울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이 원장은 "불법 공매도 건은 그냥 단순히 개별 건으로 보기에는 시장을 교란시키는 행태라든가 이런 것이 너무 크기 때문에 근본적인 차원에서 고민해야 한다"며 "코리아디스카운트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부분에 있어서 다른 정책과 균형감 있게 제로베이스에서 한번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불법 공매도의 주 요인으로 꼽히는 상환기간 없는 무차입 공매도도 도마에 올랐다.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은 "외국인이 차입 공매도를 걸어놓고 주가가 떨어질 때까지 무제한 기다리는 것을 방지하도록 차입 공매도 상환 기간에 일정 기간 제한을 둬야 한다"고 지적하자 이 원장은 "취지에 공감한다"고 답했다.
이어 "외국인투자자라든가 해외의 신뢰를 얻기 위한 제도의 선진화가 무조건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면서도 "국내 기관의 신뢰도 얻어야 하고 개인투자자 등 시장 참여자 모두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이 지점은 너무 크게 신뢰가 손상된 지점이라 조금 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게 개인적인 소견"이라고 부연했다.
이 원장은 "어떻게 보면 이 정도의 대형 증권사가 불법 공매도를 이렇게 장기간 할 수 있었다는 것은 그쪽 업계에서는 위법임에도 불구하고 그냥 관행화돼 있다고 볼 수밖에 없는 게 아닌가 싶다"며 "공매도를 덮을 수도 없고 걷을 수도 없는, 어떻게 보면 약간 병목에 갇혀 있는 형태이기 때문에 좀 더 열린 마음으로 현황을 점검하고 개선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이 원장은 공매도가 주가하락의 직접적 원인으로 보는 시각에 대해 경계했다. 이들 IB는 카카오, 호텔신라 등을 집중 공매도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카카오의 주가는 해당 기간 47% 가까이 곤두박질쳤다.
이와 관련 백혜련 정무위원장은 국감에서 카카오 주가 하락과 불법 공매도 간 연관성을 물었는데, 이 원장은 "기업공개(IPO) 이후 시장 상황이 많이 변하기도 했고, 또 카카오 내부 임직원들이 국민들 눈높이에 맞지 않는 주식 처분을 한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학적 인과관계로 입증하긴 어렵다"면서도 "공매도가 다수 국민들이 문제 삼는 시기에 발생한 것은 맞는다는 측면에서 쉽게 넘기기 어려운 상황이란 인식도 갖는다"고 강조했다.
공매도가 주가 하락의 원인이 될 수 있지만, 그보다 대외 경제상황과 내부 직원의 주식 처분이 개별종목의 주가에 더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평가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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