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상반기 찬 바람이 불던 경차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큰 차를 선호하는 한국 시장에서 경차의 판매가 다시 증가세를 보이는 것은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3고(高)' 경제 상황의 영향이 크다. 차량 가격과 기름값이 무섭게 치솟자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적은 경차로 눈을 돌리면서 경차 시장이 모처럼 활황세를 보이고 있다.
17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8월 국내 경차 등록 대수는 1만278대로 지난해 동기 대비 0.9% 늘었다. 경차 등록 대수는 7월 대비 3.7% 증가했는데 차급별 등록 대수가 증가한 것은 경차가 유일했다. 소형, 준중형, 중형, 준대형, 대형 등 전월 대비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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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 더 뉴 모닝./사진=기아 제공 |
국내 경차 시장은 하반기 들어 다시 활력을 찾고 있다. 최근 경기 불황으로 물가가 치솟고, 기름값이 고공행진 하면서 상대적으로 유지비가 저렴한 경차에 대한 관심이 커진 영향이다.
레이·캐스퍼·모닝 등은 지난 8월 국산 승용차 등록 순위 10위 안에 들며 경차의 인기를 입증했다. 업계에서는 비성수기인 8월 승용차 등록순위 10위 안에 경차가 3대나 포함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 8월 가장 많이 팔린 경차는 6위에 오른 레이(3797대)다. 전년 동월(2920대) 대비 30% 증가한 수준이다. 캐스퍼는 3692대가 팔리며 7위를 기록했다. 전월(3633대) 대비 1.6%, 전년 동월(3493대) 대비 5.7% 증가했다.
모닝은 2762대로 10위에 올랐다. 전년 동월(2441대) 대비 13.2% 늘었다. 전월(1864대) 대비로는 무려 48.2% 증가했는데 지난 7월 부분 변경 모델 출시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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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기아 레이 EV./사진=기아 제공 |
레이와 캐스퍼는 경기침체 여파에 따른 경차 선호 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경기가 어려운 가운데 지난달 출시된 2000만 원대 레이 EV에 더해 내년 전기차 출시를 앞두고 있는 캐스퍼까지 더해 당분간 경차의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최근 경차 판매량이 올라간 것은 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면서 "경기침체가 되면 경제적 부담이 낮은 경차를 찾는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소비자들이 경차로 눈길을 많이 돌리고 있다"면서 "국내 시장의 경차 모델이 다양하지는 않지만 모닝의 일반 세단의 형태이고, 캐스퍼는 경형 SUV, 레이는 박스카의 형태로 모두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 용도별로 보면 출퇴근부터 캠핑까지 다양한 선택지를 가지고 있어 경차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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