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2금융권의 고금리 예적금 상품 만기가 가까워지면서 대규모 예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과도한 재유치 경쟁이 벌어질까 우려되고 있다.
19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주부터 저축은행의 5~6%대 고금리 예금 상품들의 만기 도래가 본격 시작됐다.
저축은행권의 고금리 예금들의 만기 도래는 올해 말까지 집중적으로 몰려있다. 상호금융권의 5~6%대 고금리 상품 만기는 다음달부터 돌아오기 시작해 내년 1월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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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미디어펜 |
금융권은 지난해 4분기에 늘어난 수신 규모를 100조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저축은행은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 최대 연 6%대 예금 특판 상품을 내놓으며 시중은행과 수신 경쟁을 벌여왔다. 통상 저축은행은 은행권 예금금리보다 0.8~1.0%포인트 높은 금리를 제공해 수신을 유치한다.
지난해 높은 금리에 유치한 수신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수신잔액이 대규모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은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예금금리를 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도 수신잔액은 지소 감소하는 상황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저축은행 수신잔액은 지난해 1월(104조3860억원)부터 같은해 11월(121조3572억원)까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12월 120조2384억원으로 집계되며 상승세가 꺾였다. 올해 1월 들어 소폭 늘었지만 2월부터 다시 줄어들었다.
올해 1월 120조7854억원이었던 저축은행의 수신잔액 규모는 2월 118조9529억원, 3월 116조431억원, 4월 114조6159억원, 5월 114조 526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실제 수신금리는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4.24%로 전월 대비 0.07%포인트 올랐다.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1일 기준 5월 3.87%, 6월 4.0%, 7월 3.97%, 8월 4.03%, 9월 4.11%, 10월 4.19%로 지속 상승세다.
저축은행권에서는 이달 들어 연 4%대 중반 금리를 제공하는 1년 만기 정기예금도 대거 등장했다. CK‧동양‧머스트삼일저축은행이 각각 4.6%, OK‧페퍼저축은행 4.41%, SBI‧웰컴저축은행 4.0%, 한국투자저축은행 4.25%도 4.0% 이상의 고금리 예금을 판매 중이다.
상호금융권에서는 새마을금고가 연 5%대 중반, 신협이 연 5%대 초반 예금 상품들을 줄줄이 내놓고 있다.
금융권의 지나친 수신금리 인상 경쟁은 조달 비용 상승 등으로 인한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는 구조인 데다가 시중 유동성을 빨아들이는 '머니 무브'를 촉발할 수 있는 요인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고금리 예금 만기 및 재유치 현황과 금리 수준을 일 단위로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가동 중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워낙 고금리에 자금이 몰렸던 터라 일정 부분 자금이 빠지는 건 오히려 2금융권 건전성을 개선할 수 있다"며 "다만 자금 이탈이 예상보다 지나치게 커질 경우 뭔가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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