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병원에 입원하거나 인공호흡기를 사용한 후 폐렴을 얻은 성인의 약 40%는 부적절한 항생제 사용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은 23일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와 협력해 한국형 성인 병원획득 폐렴 진료 및 항생제 사용 지침을 발간·배포했다고 밝혔다.
병원획득 폐렴은 입원 48시간 이후 발생한 폐렴이나 인공호흡기 사용 48시간 이후 발생한 폐렴을 뜻한다. 이번 연구는 2019년 1년간 국내 16개 종합병원과 상급종합병원에 입원한 만 19세 이상의 성인 환자 47만 773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대상 중 병원획득 폐렴이 발생한 환자는 1196명으로, 발생률은 1000명당 2.50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폐렴 환자의 39.5%는 '초기 부적절한 항생제 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환자 1196명 중 359명(30.0%)은 치료에 실패했고, 28.7%는 사망했다.
질병청이 인용한 해외 조사자료에 따르면 병원획득 폐렴의 발생 위험은 △기저질환 및 다제내성균 보유 △흡인 및 인공호흡기 사용자에게 2.3∼12.3배 높았다. 아울러 입원 기간 연장에 따른 치료비용은 연간 280억∼450억달러, 사망률은 최대 25.1%에 달했다.
다만 적절한 지침을 따를 경우, 입원 일수, 인공호흡기 사용 일수, 비용감소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질병청과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는 종합병원급 이상의 의료기관에 적용할 수 있는 '성인 병원획득 폐렴 진료 및 항생제 사용지침'을 발간했다.
이번 지침은 성인 병원획득 폐렴의 진단, 항생제 병합요법, 항생제의 단계적 축소 및 중단 등 11개 핵심 문항에 대한 권고사항 등을 담고 있다.
정만표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이사장은 "이번 지침은 항생제 사용 빈도가 높은 병원획득 폐렴 진료 시 적절한 진단 및 치료에 대한 실제적인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병원획득 폐렴에 대한 국내 역학 자료에 기반한 지침으로, 그간 임상 진료의 근거로 활용된 외국 지침보다 현실적인 치료 방법을 제시했다는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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