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시장금리 상승으로 조달비용이 증가하면서 신용카드사의 대출금리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서민의 급전창구로 불리는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의 경우 평균 금리가 연 18%에 가깝게 오르면서 취약차주의 부담이 더욱 커지게 됐다.

고금리 상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취약차주의 부실화로 카드사의 건전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카드 여신 대부분이 중·저신용자나 다중채무자로 구성된 만큼 연체율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 현재도 카드사들의 연체율은 1%대를 넘긴 상황이다.

   
▲ 사진=연합뉴스


2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8개 전업카드사(롯데·현대·신한·삼성·비씨·KB국민·우리·하나카드)의 9월 말 기준 현금서비스 평균 금리는 17.51%로 전달(17.46%) 대비 0.05%포인트(p) 상승했다.

하나카드의 현금서비스 평균 금리가 18.26%로 가장 높았고, KB국민카드 18.09%와 롯데카드18.08% 등도 18%대를 기록했다. 이어 신한카드 17.83%, 삼성카드 17.51%, BC카드 17.27%, 현대카드 16.82%, 우리카드16.21% 등의 순이었다.

8개 카드사의 결제성 리볼빙 평균 금리 역시 8월 말 16.37%에서 9월 말 16.55%로 0.18%p 뛰었다.

리볼빙은 일시불로 물건을 산 뒤 카드 대금의 일부만 먼저 결제하고 나머지는 나중에 갚는 서비스다. 결제대금 중 일부를 연체 없이 상환 연장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이자가 사실상 법정 최고금리인 연 20%에 가까워 소비자에게 부담이 된다.

장기카드대출(카드론) 평균 금리는 8월 14.10%에서 9월 14.07%로 0.03%포인트 하락했으나 채권 발행금리가 대출금리에 반영되는 데 통상 3개월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카드론 금리 역시 향후 상승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과 달리 수신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은 회사채를 발행하거나 차입하는 방식으로 운영자금을 조달하는데 시장금리 상승에 따라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금리도 덩달아 오르면서 카드사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 늘게 됐다. 카드사들은 사업에 필요한 자금의 70% 이상을 여전채를 조달하고 있다. 이에 카드대출금리도 같이 뛰고 있는 것이다.

8대 카드사들의 조달금리(카드채 3년물 평균금리)는 8월 평균 4.42%에서 10월 4.65%로 두 달 새 0.23%p 상승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카드채 3년물 평균금리는 올해 초 4%대에서 3월 이후 3%대로 내려갔다가 5월 4%대로 다시 진입한 뒤 계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향후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져 카드사 건전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비교적 저금리의 은행과 달리 카드사의 경우 대출금리가 높다 보니 고금리 시대 먼저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카드업계의 연체율 상승세는 심상치 않다. 지난 6월 말 기준 카드사의 연체율은 1.58%로 전년 말보다 0.38%p 상승했다. 신용판매 연체율은 0.87%로 전년 말보다 0.22%p, 카드대출 연체율은 3.67%로 0.69%p 올랐다.

카드대출 연체율은 이미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이에 따라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지난 6월 말 기준 106.4%로 모든 카드사가 100%를 넘었다.

하반기 카드채 평균금리 상승으로 카드대출금리도 오르면서 당분간 연체율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하반기 들어 카드사들에 부실채권 매각, 채무 재조정 등을 통한 자산건전성 관리를 지도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여전채 발행 시장 및 카드사 유동성 상황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