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한국전력의 지분 33%를 보유한 한국산업은행이 정부 앞 배당을 늘리면서도 건전성 관리는 잘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산은은 올해 2조 5930억원의 한전 주식보유에 따른 지분법 손실을 반영할 전망이다. 이는 주요 주주로 있는 한전의 적자 폭이 확대된 데 따른 것으로 한전의 올해 순손실 규모는 7조 8815억원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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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전력의 지분 33%를 보유한 한국산업은행이 정부 앞 배당을 늘리면서도 건전성 관리는 잘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김상문 기자 |
그동안 두 기업의 동조화 현상은 뚜렷했는데, 한전이 1조 9913억원 흑자를 기록한 2020년 당시 산은의 한전 관련 지분법 이익은 6552억원이었다.
하지만 이듬해 한전이 5조 3151억원 순손실로 돌아서자 산은에도 1조 7489억원의 지분법 손실이 반영됐다. 지난해에는 한전 적자폭이 대폭 확대되며 순손실 규모가 24조 4291억원에 달했는데, 산은에도 8조 507억원의 지분법 손실이 반영됐다.
지분 구조는 산은의 건전성에도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산은의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은 2020년 15.96%에서 2021년 14.88%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13.40%까지 추락했다. 올해 6월에는 소폭 개선된 13.6%로 집계됐다.
다만 이는 타 은행 대비 매우 위태로운 수치다. 대표적으로 5대 시중은행의 경우 NH농협은행이 18.7%로 가장 높았고, KB국민·신한이 각각 18.4%, 하나은행이 17.8%, 우리은행이 16.3%를 각각 기록했다. 국책은행의 경우도 수출입은행 15.2%, 기업은행 15.0%로 모두 산은보다 높았다.
이 와중에 정부 앞 배당성향은 비교군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기준 산은의 배당성향은 35.4%로 4대 은행지주(신한 23.5%, KB 26.1%, 우리 26.2%, 하나 27.5%)보다 월등히 높았다.
반면 출자규모의 경우 지난 2020년 2조 1026억원(경유출자 1조 3250억원, 현금출자 7776억원)에 달했는데, 지난해 1조 2650억원(경유출자 6000억원, 현물출자 5650억원, 현금출자 100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올해 5월에는 5550억원(경유출자 1000억원, 현물출자 4350억원, 현금출자 200억원)까지 위축됐다. 윤 의원실은 내년도 예산안을 고려하면 출자규모가 현금출자 3900억원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 자금공급 규모도 줄어들고 있다. 산은은 올해 6월까지 44조 7000억원의 자금을 공급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 48조 7000억원보다 공급규모가 약 4조원 줄었다.
윤 의원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중동 신 분쟁 등 세계적 위기상황으로 인해 '저성장-고금리' 국면이 지속되고 우리 기업이 자금난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산업은행은) 현재의 '선(先)배당-후(後)출자'의 방식에서 벗어나 금융경색이 완화되는 시점까지 '정부앞 배당유보-산업계 지원 확대'가 이뤄질 수 있도록 2023년 실적에 대한 2024년 배당부터 금융위원회·기획재정부 협의를 거쳐 배당성향을 축소 운영해야 한다"고 시정요구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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