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불이행 선언 3개국, 원리금 연체사업 27개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개발도상국에 장기 저리의 차관자금을 제공해 산업발전과 경제안정을 지원하는 한국수출입은행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의 연체규모가 4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스리랑카와 가나 등 채무불이행 선언 국가들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사업은 수원국의 정치·경제 상황으로 계획보다 공정이 지연되고 있다.

   
▲ 개발도상국에 장기 저리의 차관자금을 제공해 산업발전과 경제안정을 지원하는 한국수출입은행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의 연체규모가 4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수출입은행 제공


2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획재정부로부터 확보한 'EDCF 원리금 연체 사업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현재 원리금을 연체하고 있는 EDCF 사업은 총 27건에 달한다. 미상환 원금이 383억 7800만원, 연체이자가 89억 4000만원으로 총 473억 1800만원에 육박한다.

원리금을 연체 중인 EDCF 사업이 속한 국가는 세 곳이다. 스리랑카가 18개 사업에 297억 1700만원의 원리금을, 예멘이 2개 사업에 114억 7500만원을, 가나가 7개 사업에 61억 2600만원을 각각 연체하고 있다.

예맨은 지난 2016년 8월 내전으로 원리금 상환중지를 통보했고, 스리랑카가 지난해 4월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했다. 가나도 지난해 12월 채무불이행을 선언했다. 

이들에게 채권을 보유한 국가들의 협의체인 '파리클럽'은 차관상환 조건을 조정하는 협상을 진행했다. 이에 예멘은 수정 차관공여계약을 지난해 1월로 체결했고, 스리랑카와 가나는 올 연말까지 협상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EDCF의 차관이 집행되지 않아 당장 원리금 연체가 발생하지 않는 점은 다행이다. 하지만 스리랑카와 가나의 경우 각각 5개·3억 9100만달러, 5개·2억 9100만달러의 사업에 차관지원이 승인된 상태다. 또 공사 착공(본구매 단계) 을 앞둔 사업도 2개로 곧 차관 집행이 이뤄질 예정이다.

계획 대비 공정이 지연되는 EDCF 사업도 있다. 이는 수원국의 정치·경제 상황에 따른 것으로, 사업승인 이후 차관계약 체결이 1년 이상 지연되는 사업이 5개국·9건으로 나타났다. 구매계약 계획대비 1년 이상 공정이 지연되는 사업도 3개국·4건으로 집계됐다. 채무불이행 3개국 외에도 과테말라·요르단에서 각 2건, 베트남·방글라데시·탄자니아에서 각 1건의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진 의원은 "국제정세가 불안정하고 급변해 장기적 시계를 갖고 추진돼야 할 EDCF 사업에도 불확성이 커진 상황"이라며 "예산을 투입해서 진행되는 사업들인 만큼 원리금 미상환과 공정 지연이 발생되지 않도록 국제사회와의 연대·협력을 강화하고, 기민한 정보력을 갖춰 사업추진과 공정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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