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드는 민원 속...알고 보면 뚫린 빈틈 많아

[미디어펜=김은영 기자] 금융당국이 신용카드 발급조건을 완화하자 이와 관련한 민원이 줄었지만 역풍을 맞았다. 비교적 용이한 카드 발급이 자칫  빚쟁이를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신용카드 수는 9232만매가 발급돼 사용되고 있다.

   
▲ 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신용카드 수는 9232만매가 사용되고 있다고 집계됐다./사진=미디어펜

경제활동인 1인당 신용카드 소지수가 3.5매로 해마다 신용카드 발급이 늘어나고 사용액이 증가하고 있다. 올해 2분기 카드사용 실적을 보면  카드승인금액은 50조8500억으로 전년동월대비 8.6% 증가했다.  

이 같은 신용카드 사용의 증가는 신용카드 발급 요건 완화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9월 금융당국은 신용카드 발급 요건을 낮추도록 했다. 이는 신용카드를 재발급 받으려는 사람들이 까다로운 발급 요건에 민원이 끊이지 않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조건을 완화시켰다.

일례로 새로운 한도가 부여되지 않는 추가 발급시에도 신규발급과 동일하게 발급심사를 했다. 그러나 규정 개정에 따라 개인별 이용한도는 통합관리 되기 때문에 기존 카드 재발급하는 회원에게는 중복적 카드발급 심사를 면제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자 카드 발급 과련 민원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올해 상반기 45.2% 줄어든 효과를 봤다.

그러나 오히려 신용카드 발급과 이용한도 모범 규준의 완화로 빚을 더 늘리는 격이 된다는 우려가 제기 됐다. 

경기 침체 속에서 이른 퇴직, 인건비 감소 등을 구실로 늘어난 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기존의 일정 수입이 있던 사람들도 경쟁 밖으로 내몰리는 상황에 처했다.

또 직장인들 20~30대는 결혼 적령기가 되면서 결혼자금, 주택비용 마련을 위해 신용카드론 등으로 빚을 내는가 하면 카드 돌려막기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말 금융당국의 자료를 살펴보면 저축은행, 상호금융사, 카드사, 캐피털사, 대부업체 등 세 곳 이상의 금융회사로부터 돈을 빌린 돈으로 빚을 갚는 다중채무자가 328만명, 채무액은 317조3000억원에 이르렀다고 집계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금융권 관계자는 "분명 갚을 능력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카드 발급 규준을 완화한 것은 필요하다"면서도 "오늘날 경제 상황이 급변하고 개인 경제도 한치 앞을 모르는 상황에서는 오히려 이를 이용한 독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최근 개인정보유출은 금융사의 사고보다는 개인이 개인의 정보를 빼는 수법이 많아지면서 이를 강화하는 방법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