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7일 취임 1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1년간 반도체 산업 침체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 회장은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며 미래에 대비하고 있다. 다만 여전히 계속되는 사법리스크는 이 회장의 행보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재용 회장은 취임 1주년을 맞이한 이날 오전 10시 25분 경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회계부정’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했다. 취재진들이 ‘회장 취임 1주년 소회’ 등에 대해 물었지만, 별다른 답변 없이 법정을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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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임 1주년을 맞이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7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회계부정’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영상=미디어펜 |
이 회장은 회장 자리에 오른 지난해에도 법원에 출석해야 했다. 당시 이 회장은 “제 어깨가 많이 무거워졌다”며 “국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신뢰받고, 더 사랑받는 기업 만들어보겠다. 많은 국민들의 응원 부탁드리겠다”고 했다.
다만 올해에는 이 회장은 물론 삼성 차원에서도 별도의 메시지 없이 묵묵히 일정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이 회장의 행보에 대해 실용을 중시하는 그의 성품이 반영된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사법리스크’도 이 회장의 행보를 제한하고 있다는 진단이 제기된다.
이 회장은 삼성물산·제일모직의 부당 합병과 이를 위한 회계 부정을 지시한 혐의로 2020년 9월 기소돼 3년 넘게 재판을 받고 있다. 매주 재판에 출석하고 있는 이 회장은 해외 출장 등을 잡을 때도 재판 일정을 고려해야 하는 고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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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서북부 타북주(州) '네옴(NEOM)' 신도시 건설 현장에 헬기로 도착해 삼성물산이 참여하는 네옴시티 지하 터널 공사 현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
그럼에도 이 회장은 회장 취임 이후 분주한 1년을 보냈다. 먼저 대규모 투자를 약속하며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한국 경제에 단비 같은 소식을 안겼다.
삼성은 향후 20년간 총 300조 원을 투자해 용인에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바이오 분야 육성을 위해 향후 10년간 바이오 사업에 7조5000억 원을 추가 투자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또 앞으로 10년간 지역 주요 계열사 사업장을 중심으로 60조1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하는 등 지역 균형 발전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반도체 업황이 둔화되면서 삼성전자 역시 올해부터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투자를 늘리며 미래를 대비하는 모습이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동행하며 ‘민간 외교관’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1년 동안 아랍에미리트(UAE)와 스위스, 일본, 미국, 프랑스, 베트남, 사우디아라비아를 다니며 한국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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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9일 삼성전자 기흥캠퍼스를 찾은 이재용 회장이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 건설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
이외에도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비롯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크리스티아누 아몬 퀄컴 CEO,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등 글로벌 인사들과의 만나며 탄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자랑하기도 했다.
또 전날 삼성은 “외부의 질책과 조언을 열린 자세로 경청하겠다”는 이재용 회장의 의지에 따라, 삼성SDI와 삼성SDS에서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사회 중심의 책임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에 여러 가지 고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분주하게 지난 1년을 보낸 이재용 회장이 앞으로도 사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오정근 한국ICT융합학회 회장은 “어려운 시기임에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대규모 투자 계획은 대단한 결정”이라며 “한국 경제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 회장을 비롯한 기업인들에 대한 전 사회적인 우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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