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팀장, 부장 많은 보험사...임금피크제 적용 대상 나올까

[미디어펜=김은영 기자] 정부가 직접 올해 안에 공공기관의 임금피크제 도입을 마치겠다고 엄포를 낸 가운데 보험사들은 임금피크제 도입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6일 손해보험 12곳과 생명보험 15곳을 조사해 본 결과, 보험사 1곳에서만 임금피크제가 시행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6일 보험사 27곳을 조사해 본 결과 단 1곳에서만 임금피크제가 시행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사진=SBSCNBC캡쳐

임금피크제란 일정 연령이 된 근로자의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정년까지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다. 앞서 서울보증이 지난 2007년부터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고 있었다.

손보사 가운데 롯데손해보험, 삼성화재, 동부화재 등은 오는 2016년 1월 1일부터 시행이 예정돼 있으며 한화손해보험 역시 내년부터 시행되는 방향으로 검토 중에 있다. 농협손해보험도 임금피크제가 시행 될 가능성이 크며 이르면 올해부터도 적용될 수 있다고 전했다.

생보사 15곳은 모두 현재 임금피크제에 도입에 대해 검토 중에 있다. 현재까지 임금피크제에 제도 도입을 저울질 하지 않은 보험사도 3곳 이상으로 나타났다.

보험업계는 보험사의 업력이 비교적 짧기 때문에 임금피크제 적용되는 대상이 많지 않아 도입이 느릴 것이라는 입장이다. 

일례로 미래에셋생명은 전신인 대전생명보험이 1988년 세워진 것으로 현재까지 30년이 되지 않는다. 하나생명은 지난 2003년에 출범했으며 농협생명과 농협손해보험도 지난 2012년에 출범해 짧은 업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보험권 관계자는 "손보업계는 지난 80년대 고도 성장기 당시 고용이 많았다. 그 때 고용된 분들이 현재 장년층이 되어가고 있다"며 "생보업계보다 손보업계가 비교적 임금피크제에 대한 관심이 더 큰 것으로 보여 대비가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생보업계는 20년 안팎의 업력을 가진 곳이 많다. 외국계 기업이 국내로 들어온 해도 20여년 정도다"며 "보험사들은 인력순환도 빠르고 젊은 쪽으로 흘러가는 것도 임금피크제에 대한 도입이 늦어지는 이유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보험권에서의 임금피크제가 사실상 무의미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또 다른 한 보험권의 관계자는 "이전에 보험권에서는 정년이 55세 정도였기 때문에 임금피크제가 필요하지 않았다"며 "임금피크제는 임금을 삭감해 정년까지 보장하는 것인데 그 시행이 55세부터 적용 때문에 과거 사실상 필요치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정년이 늘어난 지금은 도입에 대해 검토하고 있겠지만 빠르게 변하는 고용구조에 55세 이상까지 일을 하는 적용대상자가 나오는 것도 쉽지 않아 사실상 효력이 없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