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첨단기술‧산업‧금융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결정적 분기점에 놓여 있는 한국경제 상황에 대한 적극적 대응을 다각도에서 주문했다.
1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구 전경련회관) 다이아몬드홀에서 ‘첨단전략산업, 어떻게 갈 것인가’라는 주제로 미디어펜 주최 글로벌금융학회(회장 오갑수) 주관으로 열린 미디어펜 창간 12주년 기념포럼에서 각 분야 전문가들은 최근 분기점에 놓인 한국경제에 대한 다양한 상황을 균형감 있게 짚으며 우리 정부와 기업들의 위기 타개 방안을 다각도에서 모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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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회사 중인 이의춘 미디어펜 대표 /사진=김상문 기자 |
행사 시작과 함께 단상에 오른 이의춘 미디어펜 대표는 개회사에서 "첨단기술 분야 혁신에서 뒤처지면 ‘퍼스트 무버(FIRST-MOVER)’는커녕 ‘퍼스트 루저(FIRST-LOSER)’가 될 수도 있다"는 진단으로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세계경제는 지리적 위치가 중요한 지정학(地政學)을 넘어 기정학(技政學)‧자정학(資政學)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짚은 뒤 "글로벌 흐름 속에서 힘겨운 생존전략을 펼쳐야 하는 대한민국은 4대 첨단 전략산업, 즉 반도체·디스플레이·이차전지·바이오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얼마나 초격차를 확보하느냐에 따라 국가경제의 사활이 걸려있다"는 주장으로 개회사를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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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갑수 글로벌금융학회장이 환영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
다음으로 환영사에 나선 오갑수 글로벌금융학회 회장은 “전쟁 발발로 국제 정세가 급변하고 인플레이션 등으로 경제 환경이 어려운 가운데 세계 각국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강화해 경제세계화의 영토를 넓히고 첨단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면서 “번영하는 국가 경제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세계 각국과 전략적 경제 파트너십을 확대·강화해 경제 세계화의 영토를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미디어펜 창간 12주년 기념 포럼은 정‧재계를 포함한 각 분야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특히 조경태 국민의힘 국회의원,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 박상철 국회 입법조사처장,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은 현장에 직접 참석해 축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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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사 참석자들의 기념촬영 모습. 앞줄 좌측부터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조경태 국민의힘 국회의원, 이의춘 미디어펜 대표, 양향자 한국의희망 국회의원, 박상철 국회입법조사처장, 오갑수 글로벌금융학회 회장, 김진호 미디어펜 부사장, 김원욱 항공엔진연구센터장, 김영빈 파운트 대표. /사진=김상문 기자 |
우선 조경태 의원은 “오늘날 세계 경제 동향을 살펴보면 첨단전략산업의 주도권 경쟁이 점차 심화되고 있고, 특히 미국과 중국은 미래 첨단 기술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무역, 경제 등 각종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짚으면서 "대한민국이 존재감을 나타내기 위해선 독보적인 산업 기술력 보유가 필수"라고 주장했다.
김영호 의원은 축사에서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속에서 우리나라가 지정학적 위치를 뛰어넘어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지 진지한 토론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장영진 제1차관은 “윤석열 정부는 수출과 경제 활력을 회복하고 산업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우리 수출 동력이 꺼지지 않고, 미래를 위한 과감한 투자가 계속될 수 있도록 산업계에서 적극 힘써달라”는 당부의 메시지도 함께 전했다.
뒤이어 축사한 박상철 국회 입법조사처장은 “글로벌 경쟁에서 밀려나지 않으려면 독보적인 산업 기술력을 보유해 세계경제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새로운 번영과 안보를 이끌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은 “첨단 전략산업 육성을 위해선 기업 성장이 전제돼야 한다”면서 “기업들이 성장해야 첨단산업 육성부터 (최근 이슈인) 출산율 문제까지 해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현장에 직접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이정식 고용노동부장관, 조승환 해양수산부장관, 이광재 국회사무총장, 안철수 국민의힘 국회의원,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영상으로 축사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들은 모두 한국경제의 현 상황이 갖는 중대성에 공감하고 대안모색을 위한 이번 포럼의 취지에 공감을 표했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포럼에서 기조강연자로 나선 양향자 국회의원(한국의희망 대표)은 ‘과학기술 패권국가, 첨단산업국가 대한민국의 길’이라는 주제를 갖고 단상에 올랐다. 최근 도합 160여회의 강연에 나서고 있다는 그는 청중들과 자유롭게 소통하고 대화를 주도하며 기조강연을 이끌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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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조강연 중인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사진=김상문 기자 |
양 대표는 우선 “과거에 석유가 많은 국가가 패권 국가였다면 지금은 반도체를 생산하는 국가가 바로 패권국가다”면서 “반도체 기술은 인공지능(AI), 데이터, 통신, 모빌리티, 커머스, 뱅킹, 에너지, 2차전지 등 모든 산업에 필수적인데 반도체 산업은 우리가 1‧2차 산업에서 국가 정책 때문에 가지지 못했던 중요한 기회”라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면서 그는 반도체 산업의 발전을 위한 기술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3가지 전략으로 △경쟁력의 요체에 대한 인식 전환 △대세기술‧필연사업에 대한 선택과 집중 △새로운 이민정책‧기업의 해외인력 활용 등을 꼽았다.
마지막으로 양 대표는 “대한민국이 반도체 산업 기반의 첨단산업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정치권의 도움이 절실하다”면서 “국가첨단전략산업법과 조세특례제한법은 통과된 데 이어 추가로 발의된 국가첨단전략산업법 개정안,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지방재정법 개정안,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개정안 통과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기조강연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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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번째 주제발표자로 나선 경희권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 /사진=김상문 기자 |
다음 순서로 첫 번째 주제발표에 나선 경희권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4대 첨단전략산업, 글로벌 주도권 확보 위한 전략은?'이라는 주제를 갖고 단상에 올랐다. 우선 경 부연구위원은 “바이오 산업이 반도체 산업 못지않은 한국의 중요한 미래 먹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문을 열어 눈길을 끌었다.
경 부연구위원은 “일상화된 팬데믹으로 전략적 바이오 제품(백신‧치료제 등) 생산 기반 확보는 국민 생존의 마지노선이 됐다”면서 “지난 코로나19 당시 나타난 미국과 EU 등의 백신 수출 통제 경험을 통해 백신·치료제 생산 기반 유무는 국제 정치외교 무대에서 핵심 전략협상 수단이 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바이오 시밀러의 경우 가격이 떨어지는 속도가 느리고 시장만 점유만 확보하면 수익성이 20년 넘게 지속된다”며 “바이오의 TSMC라 불리는 송도를 신주과학단지로 지정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주장했다.
반도체 분야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경 부연구위원은 “현재 메모리 분야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향후에도 잘하는 분야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비메모리 분야에서 1위를 하겠다는 무리한 목표를 세우기보단, 메모리 분야에서 초격차를 유지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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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원욱 항공엔진연구센터장이 발제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상문 기자 |
다음 세션에서는 두 번째 주제발표자로 김원욱 항공엔진연구센터장이 단상에 올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무이기도 한 김 센터장은 우선 “K-항공엔진 개발을 위해서는 정부의 강력한 지원이 바탕이 돼야 하며, 산·학·연 역량 결집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김 센터장은 ”동유럽, 인도태평양, 중동 등에서 분쟁 및 긴장이 고조되면서 각국에서 국방비 지출을 늘리고 있다”면서도 “독일 등 방산 재정비 돌입, EU 내 생산 역량 및 공동 조달 확대 등의 움직임은 경쟁 심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특히 그는 “K-항공엔진의 개발은 국가 안보의 필수 조건이며, 국가 경제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래 전장은 유·무인 복합체계 형태로 진화 중인데 항공엔진은 기술 이전 및 수출 통제 대상이다. 특히 무인기용 엔진은 해외 도입이 불가해 국가 안보를 위해서는 항공엔진 독자개발이 필수로 부상하고 있다.
김 센터장은 “정부에서는 적극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범부처 차원의 R&D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면서 “산업계는 선진사 수준의 설계 기술 및 소재, 부품, 공정 개발을 통한 생산 품질 시스템 확보하고, 연구기관은 시험설비 확충 등의 인프라 기반을 구축해야 하며, 학계는 항공엔진 연구개발 인력 충원을 위한 인력 육성에 나서야 한다”는 말로 발표를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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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빈 파운트 대표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
세 번째이자 마지막 주제발표자로는 김영빈 파운트 대표가 나섰다. 업계 선두권 로보 어드바이저 업체인 파운트를 이끌고 있는 김 대표는 우선 “정부의 규제완화로 내년부터 로보어드바이저(RA)가 퇴직연금을 직접 운영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연금시장의 변화가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RA는 로봇과 투자전문가의 합성어로 AI가 알고리즘과 빅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고객의 투자성향을 기반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운용해주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지칭한다. 글로벌 RA 시장은 지난 4년간 연평균 52%씩 빠르게 성장해 작년 기준 약 3000조원 규모에 달하고 있다. 특히 정부의 규제완화로 내년 상반기부터 RA 퇴직연금 투자일임 서비스가 도입됨에 따라 연금시장에서의 RA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김 대표는 "고령화·저성장 시대에 접어든 후 연금시장은 매년 40~50조원씩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2021년 기준 660조원 규모의 빅메카 마켓으로 추정된다"고 짚은 뒤 "퇴직연금 수익률 이슈로 촉발된 연금 운용에 대한 고객의 인식변화로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는 RA의 역할이 확대될 것"이라고 정리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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