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김종인 사무실서 30여분 면담..."훌륭한 분들 만나볼까 해"
인요한 위원장 만남 제안엔 "용산 논리 대변...만날 이유 없어"
탈당 명분쌓기 지적엔 "가벼운 정치공학적 접근은 안 했으면"
[미디어펜=이희연 기자]'신당 창당설'이 제기되는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1일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났다. 이 전 대표가 내년 총선을 5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신당 창당 등 향후 진로와 관련해 김 전 위원장의 조언을 구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에 있는 김 전 위원장 사무실에서 약 30분간 면담한 뒤 취재진과 만나 "내가 항상 어떤 중요한 행동을 하기 전에 많이 자문하고 상의드리는 분"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 전 위원장은 지난 달 25일 한 언론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에 대해 "(국민의힘과) 딱 단절하고 자기 정치를 (해야 한다)"라며 "어떻게든 내년 국회에 들어갈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권고했는데, 본인이 아직 결심을 못 한 거 같다"라고 말한 바 있다. 

   
▲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3월 3일 국회 소통관에서 제3차 전당대회와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 전 대표는 "최근까지 상황에 대해 얘기를 드렸고 항상 저한테 많은 조언을 하고 계시기 때문에, 지금같은 시점에서는 어떤 사람을 만나봐라, 어떤 사람과 주로 상의해라 말씀을 주시고 저도 공유하고 말씀드렸다"라고 전했다.  

이어 "제가 항상 어떤 중요한 행동을 하기 전에 자문을 구하고 상의를 드리는 분이니까 그런 과정의 일환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며 "워낙 정치 상황 자체가 엄중하다보니 모든 상황을 열어놓고 상의드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위원장이 추천한 인사가 누군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미리 얘기하는 건 실례"라며 "원래 김 위원장이 폭넓은 인사와 교류하기 때매 저도 들으면서 정말 훌륭한 분들이구나 하는 분들이라서 예를 갖춰서 만나볼까 한다"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중요한 행동’의 의미에 대해 "정치 상황이 워낙 엄중하다 보니 모든 상황을 열어놓고 상의드리고 있다"라며 "정확한 일정은 상의하지 않았다"라고 말을 아꼈다. 

한편,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만남을 희망하는 데 대해선 "나는  방송에서 사실상 제언을 모두 했다. 이런 내용을 몰라서 내게 들어야 한다면 만날 이유가 없다. 실천 의지가 중요한 것"이라며 "국민들은 당에 불만이 아니라 딴 곳에 불만이 있는데, 왜 당에다가 쓴 약을 먹이냐. 정확하게 용산의 논리를 대변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가 '탈당 명분 쌓기'에 나섰다는 지적에는 "지난 1년 반 동안의 실정이나 맹종 행위를 통해 만들어 놓은 것을 국민들이 다 알고 있다"라며 "그런 가벼운 정치공학적 접근은 안 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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