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서동영 기자]올해 건설경기 침체가 계속된 가운데 내년에도 암울한 분위기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건설사들은 신중모드다. 수주는 물론 따낸 사업마저 포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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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건설경기 침체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도시정비사업에서 입찰을 포기하는 건설사로 인해 입찰이 유찰되거나 수의계약 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24일 응봉1구역 재건축 시공사 선정 결과 현대건설 단독 입찰로 유찰됐다. 응봉1구역 조합은 재공고에 나섰다. 해당 사업은 현대건설은 물론 삼성물산, DL이앤씨 등 10개 건설사가 현장설명회에 참석한 바 있다. 강북3재정비촉진지구는 두 번의 입찰 실패 끝에 지난 7월 포스코이앤씨와 수의 계약을 맺었다. 지난달 초에는 부산 부산진구 시민공원 촉진2-1구역 입찰에는 어떤 건설사도 참여하지 않았다.
건설사의 주요 먹거리였던 정비사업마저 수주 열기가 낮은 이유는 원자재 수급 불안과 고금리로 인해 공사비가 오르면서 사업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정비사업 진행을 위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이자마저 부담스럽다.
진행 중인 사업마저 손을 털기도 한다. 인천에서는 한 건설사가 자금난으로 아파트 시공을 포기하면서 반년 이상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최근 강원 삼척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는 건설사가 공사비 상승을 이유로 손을 떼겠다고 밝혀 입주를 기대하던 수분양자들을 혼란에 빠트렸다.
건설산업연구원은 지난 1일 '2024년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를 통해 지난해 229조7000억 원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건설수주는 올해 전년 대비 17.3% 감소한 190조1000억 원이라고 밝혔다.
내년 건설업 전망은 더 우울하다. 고금리 장기화로 부동산 PF 문제 등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 민간 수주가 반등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건산연은 내년 건설수주는 올해보다 1.5%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건설투자의 경우 2022~2023년 건축 착공이 감소한 영향으로 내년 주거용과 비주거용 건축 공사의 부진이 예상되며 상반기를 전후해 감소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박철한 건산연 연구위원은 "내년에도 건설기업의 자금조달 어려움은 지속돼 국내 건설경기 반등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중대재해처벌법과 더불어 정부가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실공사 방지를 위한 '건설산업 정상화' 방안 등 각종 규제도 건설사의 움직임을 무겁게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에 대한 기대감은 높지 않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당분간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 그저 건설경기가 풀리기만 기다릴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서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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