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KT 위즈가 플레이오프(PO)에서 '역스윕 마법'을 부렸다.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2연패 뒤 3연승하며 역전 시리즈를 연출하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가을야구를 강타했던 NC의 '공룡 돌풍'은 KT에 막혀 플레이오프에서 잠잠해졌다.

KT는 5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NC와 최종 5차전에서 3-2로 역전승했다.

정규시즌 2위 KT는 3승 2패로 NC를 누르고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하지만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홈에서 열렸던 1, 2차전을 내리 패해 벼랑 끝으로 몰렸던 KT는 3, 4차전 창원 원정에서 연승을 거두고 승부를 최종 5차전까지 끌고 왔다. 그리고 이날 5차전에서도 먼저 2점을 내주고 뒤집기 승리를 거두며 극적으로 한국시리즈행 관문을 통과했다.

   
▲ KT가 NC를 상대로 플레이오프 역스윕에 성공하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사진=KT 위즈 SNS


정규시즌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NC는 예상을 뛰어넘는 선전을 펼쳤다. 두산 베어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1경기로 끝냈고, 정규시즌 3위 SSG 랜더스를 만난 준PO도 3연승으로 일찍 끝냈다. KT와 PO 1, 2차전까지 접수해 이번 가을야구에서만 6연승 질주로 한국시리즈 문턱까지 내달렸다. KT의 반격에 속쓰린 시리즈 역전을 당했으나 NC의 돌풍은 거셌고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021년 통합우승 이후 2년만에 창단 두번째 한국시리즈 무대에 오른 KT는 정규시즌 우승팀 LG 트윈스를 상대로 2년만의 정상 탈환에 도전한다. LG는 2002년 이후 무려 21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올랐고, 1990년과 1994년 이후 29년만에 통산 세번째 우승을 노린다.

LG와 KT가 격돌하는 7전 4선승제의 한국시리즈는 7일 LG 홈인 잠실구장에서 1차전을 시작으로 막이 오른다. 

2차전에서 선발 맞대결을 벌였던 웨스 벤자민(KT)과 신민혁(NC)이 다시 맞붙은 이날 5차전은 긴장감 넘치는 투수전으로 전개됐다.

NC가 3회초 선취점을 냈는데, KT 유격수 김상수의 잇따른 수비 실책이 도왔다. 1사 후 김형준과 김주원이 연속해서 유격수 쪽 땅볼을 쳤는데, NC 베테랑 유격수 김상수가 연이어 포구 실책을 했다. 손아섭의 좌전안타가 이어져 1사 만루가 됐다. 여기서 서호철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NC가 먼저 1점을 냈다.

NC는 5회초 추가 득점했다. 선두타자 김형준이 2루타를 치고 나갔고, 김주완의 우익수 플라이가 진루타가 돼 1사 3루 찬스를 엮었다. 손아섭이 깔끔한 좌전 적시타를 때려 2-0으로 달아나는 점수를 냈다.

KT 타선은 4회까지 신민혁을 전혀 공략하지 못하고 끌려갔다. 5회말 1사까지 13타자 연속 범타로 물러나며 한 명도 출루하지 못했다. 이런 답답한 흐름을 깬 것이 5회말 1사 후 나온 장성우의 2루타였다. 곧이어 문상철이 좌전안타를 쳐 1, 3루 찬스가 만들어졌다.

   
▲ 대타로 나서 2타점 동점 2루타를 터뜨린 김민혁. /사진=KT 위즈 홈페이지


이강철 KT 감독은 여기서 승부수를 띄웠다. 오윤석 타석 때 대타 김민혁 카드를 내세웠다. 김민혁이 풀카운트까지 끌고간 뒤 신민혁을 우익선상 2루타로 두들겼고, 두 명의 주자가 모두 홈인해 단번에 2-2 동점을 만들었다.

호투를 거듭하던 신민혁은 3연속 안타를 맞고 동점을 허용한 후 강판됐다.

6회초 NC의 선두타자 박건우가 안타를 치자 KT도 벤자민을 강판시키고 손동현을 구원 투입했다. 이제 두 팀은 동점 상황에서 불펜 싸움에 돌입했다. 손동현은 무사 1루에서 구원 등판해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6회말 KT 선두타자로 나선 김상수가 안타를 치고 나갔다. 3회초 연속 실책으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던 김상수가 출루한 것이 KT의 역전에 발판을 놓았다. NC는 두번째 투수 김영규를 내리고 류진욱을 투입했지만 황재균의 안타와 알포드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 밥상이 차려졌다. 여기서 KT는 4번타자 박병호가 2루수 쪽 병탈타를 쳐 아웃카운트 2개와 1점을 바꿨다. KT로서는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지만, 어쨌든 3-2로 역전에는 성공했다.

   
▲ 플레이오프 5경기에 모두 등판해 무실점 역투하며 KT의 시리즈 역전을 뒷받침한 손동현이 플레이오프 MVP로 선정됐다. /사진=KT 위즈 SNS


어렵게 잡은 한 점 차 역전 리드를 KT 불펜진이 지켜냈다. 손동현이 7회까지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박영현이 8회 1이닝을 책임졌다. 9회초에는 마무리투수 김재윤이 등판해 3자범퇴로 세이브에 성공하며 팀 승리와 한국시리즈 진출을 결정지었다.

플레이오프 MVP로는 KT 불펜투수 손동현이 선정됐다. 손동현은 1~5차전 5경기에 모두 등판해 7이닝 무실점 역투로 시리즈 역전의 든든한 디딤돌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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