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분뇨 열분해해 친환경 숯으로 만드는 시설 실증
플랫폼을 통해 전기차 간 전력거래 가능해져…내 차 잉여 전력을 다른 차에 충전·판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대한상공회의소 샌드박스지원센터와 산업통상자원부는 6일 ‘산업융합 규제샌드박스 심의위원회’를 서면으로 개최했다. 이번 위원회에서는 자원순환, 수소·에너지, 생활편의 분야에서 대한상의 접수과제 27건을 포함, 총 47건이 승인됐다.

이번 심의위원회에서는 자원순환, 수소·에너지 분야의 혁신 과제들이 승인되어 에너지 전환과 탄소감축 기술의 혁신이 앞당겨지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원순환 분야에선 350도 이상 고온으로 가축분뇨를 열분해하여 친환경 숯을 만드는 시설(바이오씨앤씨, 경동개발)을 실증한다.

   


수소·에너지 분야에서는 세라믹 기반 장치를 활용해 물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시스템(SK에코플랜트), 고농도 액체 상태 암모니아를 전기분해하여 수소를 추출하는 설비(에이이에스텍) 등 기존에 없던 설비들을 실험한다. 이외에도 반려동물 동반출입 음식점, 위생용품 소분판매 서비스 등 국민의 생활·편의를 증진시키는 과제들이 승인됐다.

가축분뇨를 활용해서 만든 친환경 숯 ‘바이오차’(바이오매스와 차콜의 합성어)가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국내 최초 상용화에 나선다. 소나 닭 같은 가축의 분뇨를 350도 이상 고온 및 산소가 없는 조건하에 열분해하여 일종의 숯으로 만드는 사업이다.

가축분뇨는 악취와 각종 환경오염을 일으켜 ‘골칫덩이’ 취급을 받아왔다. 하지만 가축분뇨를 열분해하여 생산한 바이오차는 영양분을 보유하고 있어 비료로 쓸 수 있다. 또 바이오차를 토양에 뿌리면 대기 중 탄소를 흡수함으로써 탄소 농도를 줄인다. 
2018년 IPCC(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특별보고서에 바이오차가 처음으로 탄소 제거기술의 하나로 포함되었고, 한국 정부도 2021년 탄소 중립을 위한 농업분야 핵심기술 중 하나로 선정했다. 미국, 일본 역시 ‘흑색 금(Black Gold)’으로 불리는 바이오차 개발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한국에선 가축분뇨 바이오차 생산이 불가능했다. 기존 목재, 왕겨 등을 활용한 바이오차는 관련 시설기준이 있어 생산이 가능했지만, 가축분뇨를 활용한 바이오차는 가축분뇨법 시행규칙 제8조상 가축분뇨 처리시설의 설치기준에 열분해 시설에 대한 기준은 없어서다. 문제 해결을 위해 산업부, 농식품부, 환경부가 모였다. 

가축분뇨의 적정한 처리방식을 고민하는 한편, 바이오차 같은 새로운 가축분뇨 처리방안을 도입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각 부처는 가축분뇨 처리시설에 준하여 설치·관리기준을 준수하는 것을 전제로 신속한 실증특례를 허용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규제샌드박스 승인을 받은 바이오씨앤씨, 경동개발은 강원, 전남, 전북 등 지역에 가축분뇨 열분해 시설을 설치할 예정이다. 
김창섭 바이오씨앤씨 대표는 “가축분뇨 바이오차 1톤 당 평균 2톤의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가 있고, 그에 따른 탄소배출권을 확보할 수 있다”며 “국내 기업 뿐만 아니라, 미국 등 해외에서도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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