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거래, 유리가 다 깨진 정도로 불법이 보편화돼"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5일 금융당국발로 긴급 발표한 '공매도 금지' 조치에 대해 "(코스피·코스닥에서) 100여개 종목이 무차입 공매도 대상이 됐다"며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금지 조치가 다가오는 내년도 총선용 조치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6일 서울 서대문구 한국공인회계사회에서 열린 회계법인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밝혔다.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5일 금융당국발로 긴급 발표한 '공매도 금지' 조치에 대해 "(코스피·코스닥에서) 100여개 종목이 무차입 공매도 대상이 됐다"며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금지 조치가 다가오는 내년도 총선용 조치는 아니라고 강조했다./사진=류준현 기자


그는 "작년 이후 공매도 관련 검사, 조사를 하면서 많이 분석해보고 특별조사단도 출범시켰다"며 "지금 상황 기준으로는 단순히 깨진 유리가 많은 도로 골목이 아니라 유리가 다 깨진 정도로 불법이 보편화된 장"이라고 심각성을 전했다.

이어 "적정한 가격 형성에 장애를 줄 수 있는 상황이면, 투자자 결정에 왜곡되는 부수적인 측면이 실제로 큰 상황에서 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개인 투자자 보호를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금지 조치가 자본시장법에 따른 필수적 조치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원장은 "자본시장법 180조에 따르면 공매도는 원칙적으로 안된다고 하면서 차입공매도의 경우 증권시장 안정 등을 전체로 허용하는 구조"라며 "시장 안정이나 정당한 가격 형성의 저해를 초래할 경우 공매도를 금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불법 공매도 종목이 100여개에 달한다며 추가 조사가 불가피함을 전했다. 그는 "이미 확인된 불법 공매도 대상만봐도 코스피와 코스닥을 가리지 않고 100여개 종목이 무차입 공매도 대상이 됐다"며 "추가적인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 특정 IB, 글로벌 IB의 거래는 증권사의 창구 역할이 없으면 운영되기 힘든데 증권사들이 과연 법상, 시스템 상 공매도 거래에서 적정한 수준의 역할을 했는지 매우 강한 의구심이 드는 상황"이라며 "(이번 조치는) 법에 정한 요건이 있을 경우 금융위가 할 수 있는 조치다. 시장 조치이기 때문에 사전에 입장 표명을 하지 못했던 것 뿐"이라고 밝혔다.

공매도 금지로 촉발될 수 있는 특정 종목의 주가 등락 및 MSCI 선진지수 편입 어려움 등의 부작용은 당장 고려할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 원장은 "공매도 금지는 법률상 요건에 따른 시장 조치다. 특정 종목의 주가가 오를지 내릴지는 주된 고려 요소가 아니다"며 "아마 정보의 비대칭이 있는 상황에서 기술적인 측면의 쏠림이 있을 때 투자자들이 리스크를 잘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MSCI 선진지수 편입은 정부 당국이 많은 노력을 하고 있고 방향성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편입 자체가 궁극적으로 달성해야 하는 목표가 아니다. 자본시장의 양적, 질적 발전과 그 과정에서 균형 있는 투자자 보호라는 더 큰 목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주식시장은 뉴욕, 런던보다 더 매력적일수 있고 향후에 그만큼 될 수 있다는 걸 외국인과 기관, 개인에게도 신뢰를 줘야한다"며 "이번 조치는 선진적인 제도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고 다양한 제도 개선이 뒷받침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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