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1차전을 내준 LG 트윈스가 2차전 선발투수 카드로 최원태를 내밀었다. 선발진 보강을 위해 시즌 도중 트레이드로 데려온 최원태가 반격의 승리를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선발 맞상대는 만만찮다. KT 위즈는 '무패 승률왕' 윌리엄 쿠에바스를 선발 출격시킨다.
LG와 KT는 8일 오후 6시 30분부터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3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2차전을 치른다.
전날 열린 1차전에서는 KT가 3-2로 이겨 먼저 1승을 챙겼다. KT는 선발 고영표(6이닝 2실점)를 비롯해 손동현(2이닝 무실점), 박영현(1이닝 무실점)이 연이어 호투하고, 2-2로 팽팽히 맞서던 9회초 문상철이 LG 마무리투수 고우석을 1타점 결승 2루타로 두들겨 짜릿한 승리를 낚았다.
LG는 외국인 에이스 케이시 켈리가 6⅓이닝 2실점으로 제몫을 했지만 타선이 KT의 똘똘한 두 불펜투수에게 철저히 눌린데다 고우석이 불의의 일격을 당해 속쓰린 패배를 당했다.
한국시리즈 1차전 승리팀의 우승 확률이 74.4%(39번 중 29번)나 되니, KT가 분명 LG보다 유리한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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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시리즈 2차전에 선발 맞대결을 벌이는 LG 최원태(왼쪽)와 KT 쿠에바스. /사진=각 구단 |
그래서 더욱 2차전 선발로 마운드에 오르는 최원태의 어깨가 무겁다.
최원태는 LG가 29년만의 한국시리즈 우승 한을 풀기 위해 영입한 비장의 카드라 할 수 있다. 지난 7월 LG는 내야수 이주형과 투수 김동규, 그리고 2024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까지 키움 히어로즈에 내주는 출혈을 감수하며 최원태를 영입했다. 대권 도전 의지를 담은 트레이드였고, 일종의 '승부수'였다.
확실한 선발투수감이긴 하지만 최원태의 LG 이적 후 성적은 아쉬웠다. 올 시즌 최원태는 총 26경기 등판해 146⅔이닝을 던졌고 9승 7패 평균자책점 4.30을 기록했다. 트레이드 이전 키움에서 6승 4패 평균자책점 3.25로 잘 던지고 있었는데, LG 유니폼을 입은 뒤로는 3승 3패 평균자책점 6.70으로 부진해 기대에 못 미쳤다.
그래도 최원태는 정규시즌 종료 후 한국시리즈까지 충분한 시간을 갖고 재정비를 해왔다. 9월 30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시즌 마지막 피칭을 했으니 39일만의 등판이다. 실전 감각에는 다소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어깨는 싱싱해졌을 것이다.
최원태는 올 시즌 KT를 상대로 한 경기 등판해 3이닝 5피안타 1볼넷 2실점으로 썩 좋은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다. 많은 이닝을 던지지 않았기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을 듯하다.
최원태의 2차전 호투가 절실한 것은 LG가 1차전을 패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외국인선수 한 명이 빠져나간 상황과도 맞물려 있다. LG는 아담 플럿코가 부상에서 회복하지 못한 채 짐을 싸 미국으로 돌아갔다. 외국인투수는 켈리 1명만 갖고 이번 한국시리즈를 치러야 한다. 두번째 선발 임무를 맡은 최원태가 반격 카드 역할을 못할 경우 LG의 남은 시리즈는 더욱 험난한 길을 걷게 된다.
KT는 예상했던 대로 쿠에바스가 2차전 선발로 나선다. 쿠에바스는 대체선수로 6월 KT로 컴백해 외국인 에이스 명성을 확인시켰다. '12승 무패'로 승리 보증수표가 되며 KT의 상승세와 2위를 이끌어냈고 승률왕 타이틀을 따냈다.
포스트시즌 들어서도 쿠에바스의 활약은 이어졌다. 10월 30일 NC 다이노스와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3이닝 7실점(4자책)으로 무너지긴 했지만 사흘만 쉬고 11월 3일 4차전 선발로 다시 등판해 6이닝 무실점 역투를 했다. 플레이오프에서 먼저 2패를 당했던 KT가 '역스윕'에 성공하며 한국시리즈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쿠에바스의 '사흘 휴식 후 등판' 강수 성공과 쿠에바스의 투혼의 역투 덕분이었다.
다만, 쿠에바스는 PO 1차전 75구, 4차전 73구 피칭을 하고 4일만 쉰 상태에서 다시 등판하는 것이 부담일 수 있다. 날씨가 갑자기 차가워진 가운데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한 쿠에바스가 체력적으로 얼마나 회복됐을지가 관건이다. 아무리 포스트시즌의 특수성이 있다지만 열흘 사이에 3차례 선발 등판하는 것은 분명 강행군이다.
쿠에바스는 올 시즌 LG에 유독 약한 면모를 보인 점도 꺼림칙하다. LG전 3경기 등판에서 승패는 없었고 평균자책점이 11.45(11이닝 14실점)나 될 정도로 난타 당했다. 자신감을 갖고 타석에 들어설 LG 타자들을 쿠에바스가 어떻게 요리할지 지켜보는 것도 2차전의 중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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