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LG 트윈스와 KT 위즈가 맞붙고 있는 한국시리즈가 승부 원점에서 다시 시작한다. 두 팀이 1승1패로 맞선 가운데 3차전을 맞는다. 우승 확률만 놓고 볼 때 1차전보다 더 중요해진 3차전에서 LG는 임찬규, KT는 웨스 벤자민을 선발로 내세운다.

LG와 KT는 10일 오후 6시 30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3 KBO 한국시리즈 3차전을 치른다. 

앞서 지난 7,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1, 2차전에서는 두 팀이 1승씩을 나눠 가졌다. 1차전은 KT가 9회초 문상철의 결승 2루타에 힘입어 3-2로 이겼고, 2차전은 LG가 8회말 터진 최동원의 역전 투런홈런 덕에 5-4로 이겼다.

연일 한 점 차 극적인 승부가 펼쳐진 끝에 두 팀은 1승1패로 맞서 있다. 이제 정말 3차전 승부가 중요해졌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2차전까지 1승1패로 맞선 경우는 20차례 있었고, 그 중 3차전을 이겨 먼저 2승째를 챙긴 팀이 우승한 것이 17차례나 된다. 3차전만 잡으면 85%의 높은 우승 확률을 잡게 된다.

두 팀은 임찬규와 벤자민을 각각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LG 토종 에이스와 KT의 'LG 킬러' 외국인투수 맞대결이다.

   
▲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선발 맞대결을 벌이는 LG 임찬규(왼쪽)와 KT 벤자민. /사진=각 구단


임찬규는 올 시즌 30경기에 등판해 14승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3.42를 기록했다. 14승은 LG 팀 내 최다승이고, 임찬규는 데뷔 후 커리어 하이 성적을 냈다. 중요한 승부를 책임질 선발투수로 손색이 없다.

다만, 임찬규가 KT를 상대로 재미를 못본 것은 LG에게 꺼림칙하다. 임찬규는 올 시즌 KT를 상대로 4경기 등판해 1승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6.61로 부진했다. NC 다이노스전(3경기 1패 평균자책점 8.25) 다음으로 상대 전적이 나빴던 팀이 KT다.

LG가 정규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했을 때부터 임찬규는 반드시 29년만의 우승을 해야 한다며 남다른 결의를 보였다. 비록 시즌 때는 KT에 약한 편이었지만 비장한 각오로 한국시리즈를 준비해온 만큼 3차전에서 어떤 피칭을 선보일지 주목된다.

만약 임찬규가 KT전 약세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LG는 또 일찍 불펜을 가동하게 될 것이다. 2차전에서 선발 최원태가 1회 1아웃만 잡고 물러난 후 LG 불펜진은 나머지 8⅔이닝을 무실점 계투하며 역전승의 발판을 놓아 가공할 위력을 과시했다.

KT는 벤자민을 믿는다. LG전 상대 전적이 워낙 돋보이기 때문이다.

벤자민은 올시즌 15승을 거뒀는데 그 가운데 4승을 LG전에서 챙겼고 평균자책점도 0.84로 9개 팀 가운데 압도적으로 좋았다. KT는 LG전 팀간 상대전적에서 6승10패로 뒤졌는데, 6승 가운데 5승을 벤자민 선발 등판 경기에서 따냈다.

벤자민이 LG에 유독 강했던 것은 최고의 좌타 라인을 자랑하는 LG가 좌완 벤자민에 눌린 탓이다. LG 타선의 주축 좌타자들은 대부분 벤자민에게 약했다. 벤자민은 'LG 킬러'로 불릴 만하다.

벤자민은 NC와 치른 플레이오프에 2차례 선발로 나섰다. 2차전과 5차전에 등판해 각각 5이닝 3실점, 5이닝 2실점(1자책)으로 비교적 무난한 피칭을 했다. 임찬규가 10월 15일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5⅔이닝 1실점) 이후 충분히 쉬면서 컨디션을 조절해온 반면 벤자민은 연이어 나흘 휴식 후 등판하는 것이 체력적으로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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