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권의 이자 장사를 겨냥해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면서 금융권에 상생금융 바람이 다시 불고 있는 가운데 카드사로 시선이 향하고 있다. 카드업계는 고금리 장기화로 자금조달비용이 늘면서 실적이 악화된 상황으로 우리카드 외에는 상생금융안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최근 2차 상생금융 방안을 발표했으며 손해보험사들은 내년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검토 중이다.

과도한 이자 장사에 대한 ‘종노릇’, ‘독과점’ 등 윤 대통령의 강도 높은 발언이 쏟아진 이후 은행들은 상생금융안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 사진=연합뉴스


먼저 하나은행은 소상공인·자영업자 30만명을 대상으로 △11만명 개인사업자 대출 대상 이자 캐시백(665억원) △금융취약 자영업자 대상 에너지 생활비 지원(300억원) △신규 가맹 소상공인 대상 통신비 지원(20억원) △개인사업자 대출 고객 일부 컨설팅 비용 지원(15억원)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신한금융그룹은 기존 상생금융 지원프로그램 추가 지원과 신규 지원을 포함해 1050억원 규모다. 해당 패키지는 신한은행이 중소법인 대상으로 시행하던 상생금융 지원프로그램 지원 기간을 1년 연장하고, 지원 대상을 자영업자까지 확대하는데 610억원을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여기에 소상공인·청년 금융부담 완화 부문에 440억원도 새로 지원한다.

우리금융그룹도 최근 임종룡 회장 주재로 전 계열사 대표가 모여 상생금융 긴급대책회의를 진행했다. 우리은행은 우선 상생금융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고, 임원과 부서장들이 직접 현장을 찾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로부터 고충을 청취한다.

올해 상반기 기준 9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낸 보험사들도 상생금융안 마련에 나섰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대형 손해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료의 인하 필요성에 대해 인식을 같이하면서 이달 중 구체적인 인하 폭과 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다. 인하 폭은 자동차보험 부문 영업손익과 서민물가 등을 반영해 1%대 중반에서 최대 2%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생명보험사는 상생금융 상품을 추가로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카드사들은 눈치를 살피는 모습이다. 특히 카드사는 중저신용자 등 취약차주 비중이 높아 상생금융에 대한 요구가 큰 상황이다. 그러나 카드사들은 실적 악화로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주요 5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하나·우리카드)의 올해 1~3분기 누적 순이익 합계는 1조4170억원으로 집계 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조7411억원 대비 18.6% 감소한 수치다.

카드사 중 현재까지 추가 상생금융안을 발표한 곳은 우리카드뿐이다. 우리카드는 연말까지 지원하려 했던 채무감면율 확대 방안과 저금리 대환대출 ‘상생론’ 등 취약계층 지원 프로그램의 운영 기간을 내년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미 카드사들은 상생금융안을 시행 중으로 추가 방안을 내놓기 부담스럽다는 분위기다. 우리카드가 지난 6월 2200억원 규모의 상생금융안을 발표한 이후 7월에는 현대카드, 신한카드 각각 4000억원, 롯데카드 3100억원, 하나카드 3000억원 규모로 동참했다. KB국민카드와 BC카드는 9월 각각 3857억원, 2800억원 규모로 참여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1금융권에서 2금융권으로까지 상생금융 바람이 확산하면서 카드사들도 고심 중”이라면서도 “다만 현재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으로 건전성과 수익성이 악화된 상태에서 상생금융에 또 동참하기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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