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성동규 기자]중국이 대만산 폴리카보네이트(PC) 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연장했다. 앞서 중국은 대만을 상대로 한 무역 장벽 여부 조사를 연장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대만은 무역 문제를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11일 환구시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대만산 PC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내년 5월 29일까지 6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상무부는 지난해 11월 30일 대만 업체의 PC 제품 덤핑 공세로 인해 손실이 발생한 5개 중국 업체가 고발했다며 대만산 PC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다. 반덤핑 조사 시한은 12개월로, 애초 이달 말 종료 예정이었다. 

그러나 상무부는 사안의 복잡성을 고려했다는 이유를 들어 기한을 연장한 것이다. 중국 반덤핑 조례에 따라 기한을 연장하더라도 6개월을 초과할 수 없다. 내년 5월 말에는 어떤 식으로든 결론을 내려야 하는 셈이다.

중국 상무부는 올해 8월 예비 조사 결과 대만 업체들의 덤핑 공세와 중국 동종 업계의 실질적인 피해 사이에 인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일부 대만 업체의 PC 제품에 대해 최대 22.4%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이 때는 집권 중인 민주진보당(민진당)의 총통 후보이기도 한 라이칭더 대만 부총통이 미국을 경유해 파라과이를 방문한 시기다. 라이칭더의 행보에 대한 보복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중국은 대만이 '하나의 중국' 원칙에 반하는 행보를 보일 때마다 이번과 비슷한 조치를 취한 사례가 적지 않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4월 자국산 2455개 품목에 대한 대만의 수입 규제가 무역 장벽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10월 12일까지 조사하겠다고 밝혔다가 조사 기간을 대만 총통 선거 하루 전인 내년 1월 12일까지 3개월 연장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국의 이와 같은 움직임은 대만을 경제적으로 압박, 민진당에 대한 민심 이반을 꾀함으로써 총통 선거를 중국에 유리한 국면으로 끌고 가려는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