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비이자 활황세…고금리여파 NPL비율 상승세 '주의'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한국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 등 국내에 입점한 외국계은행이 올해 3분기 상반된 영업실적표를 받아들였다. 기업금융에 집중하고 있는 한국씨티은행이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괄목할 만한 순이익을 거둔 반면, SC제일은행은 이익 성장에도 불구 충당금 적립 등의 여파로 역신장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두 외국계은행의 순이익 합계는 1783억원으로 전년 동기 1678억원 대비 6.3% 성장했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이자이익이 전반적으로 늘었고, 외환수익 등 비이자이익도 성장한 덕분이다. 

   
▲ 한국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 등 국내에 입점한 외국계은행이 올 3분기 상반된 영업실적표를 받아들였다./사진=김상문 기자, 한국씨티은행 제공


은행별로 살펴보면 한국씨티은행은 3분기 743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해 지난해 같은 기간 612억원 대비 21.4% 성장했다. 순이자마진(NIM) 확대에 힘입어 이자수익이 증가세를 이어갔고, 비이자수익에서 △외환 △파생상품 △유가증권 관련 수익이 증가한 덕분이다. 3분기 이자수익은 2.3% 증가한 2067억원, 비이자수익은 90.0% 폭증한 70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반면 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8.7% 증가한 1542억원으로 집계됐는데, 그 중 대손비용이 267억원으로 약 60.8% 급증했다. 소비자금융 대출 감소로 대손충당금 환입이 증가한 기저효과다. 

SC제일은행은 올 3분기 104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해 지난해 같은 기간 1066억원 대비 2.44% 후퇴했다. 이자·비이자이익의 고른 성장에도 불구, 비용과 충당금 전입액이 증가하면서 이익 성장을 상쇄했다는 평가다. 

1~9월 누적 실적에서도 역신장세가 고스란히 반영됐다. 누적 순이익은 3132억원으로 지난해 1~9월 3187억원 대비 1.7% 줄었다. 이자·비이자 수익은 1조 2645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 993억원 대비 15% 성장했다. 

하지만 정기적 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증가로 비용이 14.4% 증가한 7189억원으로 불어났고, 충당금전입액도 지난해 1~9월보다 753억원 증액하면서 순이익 감소로 이어졌다. 

한국씨티은행이 누적 순이익에서 80.1% 성장한 2520억원을 거둔 것에 견주면 사뭇 대비된다.

특히 두 은행이 당국 요구에 발맞춰 대손충당금 적립을 늘리고 있는 만큼, 향후 영업실적에도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수익성지표에서도 두 은행의 희비가 엇갈렸다. 3분기 한국씨티은행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5.07%, 총자산수익률(ROA)은 0.64%를 기록해 각각 0.72%p, 0.17%p 성장했다. 반면 SC제일은행은 ROE가 0.59%p 하락한 7.64%, ROA가 0.04%p 개선된 0.43%를 기록했다.

건전성지표는 양측 모두 개선됐다. 9월 말 현재 한국씨티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및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27.87%와 26.82%를 기록해 전년 동기 17.42%, 16.71% 대비 각각 10.45%p 10.11%p 상승했다. 

SC제일은행도 BIS 자기자본비율과 보통주자본비율이 20.63%, 16.13%를 기록하며 각각 5.80%p 4.53%p 개선됐다. 

다만 두 은행 모두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이 늘어난 점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NPL비율은 은행의 전체 대출에서 부실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지표로, 3개월 이상 대출이 연체될 경우 비율이 오르게 된다. 은행으로선 사실상 '떼인 돈'인데, 금리상승과 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기업 및 가계 고정이하여신이 늘어난 영향인 것으로 알려졌다.

3분기 누적기준 한국씨티은행의 NPL비율은 0.96%로 지난해 동기 대비 0.32%p 상승했다. SC제일은행도 전년 동기 대비 0.19%p 상승한 0.38%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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