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야구가 또 일본에 졌다. 잘 싸우긴 했지만 리드를 못 지키고 연장 끝에 역전패를 당해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 우승을 놓쳤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19일 일본 도쿄의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 '2023 APBC' 결승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3-4로 아쉽게 졌다. 3회초 노시환의 2타점 2루타로 잡은 리드, 연장 10회초 윤동희의 적시타로 잡은 리드를 지키지 못해 일본에 우승을 내주고 준우승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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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에 아쉽게 패해 우승을 놓친 한국선수들이 원정 응원단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KBO 공식 SNS |
한국은 초대 대회였던 2017 APBC에 이어 두 대회 연속 준우승을 했고, 2017년 우승팀 일본은 6년만에 재개된 대회에서 정상을 지켰다.
예선 2차전에서 일본에 1-2로 패했던 한국은 결승에서 다시 만나 설욕을 벼렀다. 선발 라인업은 김혜성(키움·2루수)-김도영(KIA·3루수)-윤동희(롯데·우익수)-노시환(한화·1루수)-김휘집(키움·지명타자)-김주원(NC·유격수)-김형준(NC·포수)-문현빈(한화·좌익수)-최지훈(SSG·중견수)으로 꾸렸다. 선발투수로는 곽빈(두산)이 등판했다.
2회 한국과 일본이 나란히 찬스를 잡고도 득점을 올리지는 못했다. 한국은 2회초 2사 후 김형준의 볼넷과 문현빈의 안타로 1, 2루 찬스를 엮었다. 최지훈의 잘 맞은 타구가 일본 좌익수 모리시타 쪽으로 향해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일본도 2회말 만나미 츄세이의 2루타와 볼넷 2개로 2사 만루까지 만들었지만 후속타가 없었다.
위기를 넘긴 한국이 3회초 기선제압을 했다. 선두타자 김혜성이 볼넷 출루하자 김도영이 보내기 번트를 시도했다. 이 때 일본 1루수 마키 슈고가 한 번에 포구하지 못하는 실책을 범해 무사 1, 2루가 됐다. 윤동희가 삼진으로 물러난 후 4번타자 노시환이 일본 선발투수 이마이 다쓰야를 상대로 좌중간을 꿰뚫는 2루타를 날려 2명의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2-0으로 앞선 한국은 선발 곽빈의 호투로 리드를 지켜나갔다. 곽빈은 4회까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으나 결정타를 허용하지 않고 무실점 호투를 이어갔다. 다만, 5회말 2사 후 마키에게 솔로홈런을 맞고 한 점을 내주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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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회말 일본의 마키가 추격의 솔로홈런을 날리고 홈인하고 있다. /사진=일본야구대표팀 SNS |
그래도 곽빈은 5이닝을 5피안타(1피홈런) 3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막아 제 몫을 해냈다. 일본 선발로 나선 에이스 이마이(4이닝 5피안타 2실점)보다 더 잘 던진 곽빈은 2-1 리드를 만들어놓고 물러났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참가했으나 등에 담 증세로 한 경기도 못 뛰고 금메달을 땄던 머쓱함을 상쇄할 만한 활약이었다.
6회말 곽빈에 이어 등판한 최승용(두산)이 동점을 허용했다. 일본은 선두타자 만나미가 우익선상 2루타를 쳐 기회를 열자 보내기 번트에 이어 사토 데루아키가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쳐 2-2 동점을 이루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후 팽팽한 균형은 9회까지 이어졌다. 한국 타선은 3회 2득점 후 추가점을 내지 못했다. 특히 5회부터 등판한 일본 두번째 투수 좌완 네모토 하루카에게 3이닝 동안 안타 하나밖에 못 치고 고전했다.
2-2 동점 상황에서 등판한 한국 불펜투수도 호투를 이어갔다. 최준용(롯데·1⅓이닝)과 최지민(KIA·1⅔이닝)이 7회~9회 3이닝을 실점 없이 막았다.
결국 두 팀은 연장 승부치기로 우승을 가리게 됐다. 주자 1, 2루를 두고 시작된 10회초 한국 공격. 김도영이 유격수 쪽 병살타를 쳐 2사 3루가 됐다. 득점을 못하는가 했으나 윤동희가 중전 적시타를 때려 3-2로 다시 한국이 리드를 잡았다. 노시환의 안타로 1, 3루 추가 득점 기회가 있었으나 김휘집이 루킹 삼진을 당해 1득점에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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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장 10회말 역전 끝내기 안타를 친 일본의 가도와키(왼쪽). /사진=일본야구대표팀 공식 SNS |
1점 차 리드를 지키기 위해 정해영(KIA)이 10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일본은 희생번트로 1사 2, 3루를 만들었고, 한국은 마키를 고의4구로 내보내 만루 작전을 폈다. 다음 타자 사카쿠라 쇼고가 중견수 쪽 희생플라이를 쳐 3-3 동점이 됐다.
여기서 정해영은 타격감이 좋은 만나미를 고의4구로 거르고 카도와키 마코토르와 승부를 택했다. 하지만 카도와키가 친 타구가 3-유간으로 빠져나가며 끝내기 안타가 돼 일본의 우승이 결정났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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