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속 이자수익 여파 누적순익 지난해보다 38.2%↑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국내 은행권의 3분기 당기순이익이 5조 4000억원대를 기록해 직전 2분기 대비 20% 이상 급감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금리상승에 따른 채권 평가·매매손실 등의 여파로 비이자이익이 감소한 데다, 지분 손상차손 등으로 영업외손익이 줄어든 여파다.

   
▲ 국내 은행권의 3분기 당기순이익이 5조 4000억원대를 기록해 직전 2분기 대비 20% 이상 급감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사진=김상문 기자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분기 중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5조 4000억원으로 전분기 7조원 대비 약 23.9%(1조 6000억원) 급감했다. 대출 등 이자수익자산이 증가하면서 이자이익이 약 1000억원 증가했지만, 금리상승에 따른 채권 평가·매매손실 등으로 비이자이익이 9000억원 감소했다. 또 지분 손상차손 등으로 영업외손익이 약 7000억원 감소했다.

손익을 항목별로 살펴보면, 이자이익은 14조 8000억원으로 전분기 14조 7000억원과 대동소이했다. 금감원은 올해 3분기 연속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하고 있지만, 이자이익은 대출 등 이자수익자산 증가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 NIM은 1분기 1.68%, 2분기 1.67%를 각각 기록했고, 3분기에는 1.63%로 떨어졌다.

비이자이익은 8000억원으로 전분기 1조 7000억원 대비 56.1%(9000억원) 금감했다. 유가증권관련손익(1000억원)과 외환·파생관련손익(5000억원) 등이 감소했고, 수수료(1조 3000억원)와 신탁관련손익(3000억원)은 전분기와 유사한 수준이었다.

   
▲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 현황./자료=금융감독원 제공


반면 비용은 대손비용을 중심으로 늘어났다. 우선 판매비와 관리비는 6조 4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인건비가 1000억원 증가헀고, 물건비는 전분기와 유사한 수준이었다. 대손비용은 2조원으로 전분기 1조 4000억원 대비 44.2%(6000억원) 급증했다. 이는 2분기 중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관련 1조 2000억원의 충당금 환입에 따른 기저효과 등에 주로 기인한다.

영업외손익은 전분기 5000억원에서 약 7000억원 감소한 2000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2분기 중 산업은행의 투자지분 손상환입 등에 따른 기저효과 여파다. 법인세비용은 1조 6000억원으로 전분기 2조 2000억원 대비 29.3%(6000억원) 감소했다. 분기 중 순이익이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한편 은행권의 1~9월 누적 순이익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 기간 순이익은 19조 5000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 14조 1000억원 대비 38.2%(5조 4000억원) 증가헀다. 이자이익이 44조 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40조 6000억원 대비 8.9%(3조 6000억원) 증가했고, 비이자이익이 177.7%(3조원) 폭증한 4조 6000억원을 기록했다.

1~9월 판관비는 18조 9000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 18조 1000억원 대비 4.7%(8000억원) 증가했다. 대손비용은 5조 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4조 1000억원 대비 26.3%(1조원) 급증했다. 

영업외손익은 1년 전 1조 1000억원 손실에서 7000억원 이익으로 전환했다. 법인세비용은 1년 전 5조원에서 20.6%(1조원) 증가한 6조원을 기록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은행의 순이익은 2022년 이후 금리상승 및 이자수익자산 증가 등으로 확대돼 왔으나, 올해 순이자마진 및 총자산이익률·자기자본이익률(ROA·ROE) 지표가 하락하는 등 수익성이 점차 둔화되는 모습"이라며 "고금리 상황 장기화 및 글로벌 경기회복 지연 등에 따라 향후 은행의 대손비용 부담도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은행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 등을 통해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속 유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