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KBO리그의 새 '홈런왕' 노시환(한화 이글스)이 한국 야구대표팀 4번타자 승계 작업을 마무리한 듯하다. 아시안게임(AG)에 이어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도 대표팀 4번타자 역할을 훌륭하게 해내며 강렬한 눈도장을 찍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19일 막을 내린 2023 APBC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은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 결승전에서 연장 승부치기까지 간 끝에 아쉽게 3-4로 패해 우승은 놓쳤다.

비록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이번 대회에서 한국야구는 '미래'를 봤다. 24세 이하 선수들이 출전하는 대회였기 때문에 유망주 위주로 대표팀을 꾸린 한국은 투수와 타자 모두 돋보이는 활약을 한 선수들이 많이 나왔다.

   
▲ 노시환이 한국 야구대표팀 4번타자로 확실하게 자리잡았다. /사진=APBC 공식 SNS


투수 쪽에서는 예선 3경기와 결승전 등 4경기에 선발로 등판했던 문동환(한화 이글스·호주전), 이의리(KIA 타이거즈·예선 일본전), 원태인(삼성 라이온즈·대만전), 곽빈(두산 베어스·결승 일본전) 모두 호투하며 '영건'들의 위력을 과시했다. 불펜에서 활약한 최지민(KIA), 김영규(NC 다이노스)도 든든했다.

타자 쪽에서는 김혜성(키움 히어로즈)이 리더 역할을 잘 해냈고, 김주원(NC 다이노스), 윤동환(롯데 자이언츠), 김휘집(키움 히어로즈)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특히 4번타자 중책을 맡은 노시환의 활약이 빛났다. 노시환은 4경기에서 18타수 7안타, 타율 3할8푼9리 4타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31개의 홈런을 날려 KBO리그의 새로운 홈런왕으로 탄생한 노시환은 이번 대회에서 홈런은 날리지 못했지만 2루타 2개로 장타력을 보여줬다.

노시환은 부담스러웠던 1차전 호주전에서 연장 끝내기 적시타를 때려 한국의 승리를 이끌었다. 일본과 결승전에서도 3회초 선제 2타점 2루타를 터뜨려 한국에 2-0 리드를 안겼다. 만약 한국이 리드를 잘 지켜 승리했다면 노시환은 우승의 영웅이 됐을 것이다. 연장 10회초에는 윤동희의 적시타 후 노시환이 깔끔한 우전안타로 2사 1 3루 기회를 이어가기도 했는데, 후속타가 나오지 않아 추가득점을 내지 못한 것이 역전 끝내기 패배로 이어져 아쉬움을 남겼다.

앞서 노시환은 지난 10월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4번타자를 맡아 한국의 금메달 획득에 주역으로 활약한 바 있다.

시즌 홈런왕과 타점왕(101타점)에 오르고, 국제대회에서 연이어 한국을 대표하는 거포로 활약한 노시환은 이제 어엿한 '국대 4번타자' 면모를 갖췄다. APBC 대회 1루수 부문 베스트11에도 뽑혔다.

노시환의 급성장으로 이제 한국 야구대표팀은 4번타자 고민은 없어졌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