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지난달 삼성정밀화학의 지분 5.02%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와의 연합 가능성이 점쳐졌던 영국계 헤지펀드 헤르메스가 삼성정밀화학의 주식을 두고 개인투자자와 같은 단기매매 행태를 보이고 있다.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를 낸 뒤 투자자가 몰려 주가가 오르면 팔아 차익을 남기고 주가가 떨어지면 다시 매입하는 모양새다.
10일 헤르메스는 헤르메스 등 특별관계자 5인이 삼성정밀화학 지분 5.05%(130만3922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헤르메스는 지난달 3일 지분 5.02%(129만5364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일주일 뒤인 지난달 10일에는 지분이 4.63%(119만4234주)로 줄었다고 다시 공시했다. 상장사 주식 5%이상을 갖고 있는 주주는 지분이 5%이하로 내려가더라도 이를 공시하도록 돼 있다. 헤르메스가 주식을 처분했다가 다시 사들인 것이다.
문제는 헤르메스의 행태에 따라 삼성정밀화학의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 헤르메스 지분 취득이 알려진 직후인 지난달 6일 삼성정밀 주가는 전일 대비 7.36% 급등하면서 3만86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분 확보 경쟁 등 무엇인가 호재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매수세가 몰린 것이다.
정작 헤르메스는 주가가 오르자 주식을 팔아치워 시세차익을 올리기 바빴다. 헤르메스는 지난달 10일 공시를 통해 지난달 6일 보유 주식 10만1130주(0.39%)를 장내에서 매각했다고 밝혔다. 처분 평균 단가는 4만1495원으로 총 42억원가량이다. 헤르메스는 지난 6월 29~30일 주당 3만4700~3만5100원에 삼성정밀화학 주식을 집중 매수했다. 저가 매수한 뒤 보유 공시를 내고 주가가 오르면 다시 팔아치워 시세차익을 남긴 것이다.
매각 공시 이후 삼성정밀화학의 주가는 지난 3일에는 3만3500원까지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보유지분을 처분한 뒤 주가가 하락하자 헤르메스는 지난달 9일부터 지난 3일까지 10만9688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여 지분을 5.05%로 불렸다. 10일 다시 헤르메스는 지분 보유 공시를 냈고 이날 주가는 2.0% 상승 마감했다. 이에 따라 헤르메스의 지분 매각으로 삼성정밀화학의 주가가 단기적으로 요동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한편 헤르메스는 2004년에도 삼성물산의 주식을 끌려올린 뒤 되파는 수법으로 1년간 290억원의 시세차익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