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공시가격, 2020년 현실화율 적용 이전 수준 적용
현실화 계획 필요성 및 타당성 근본적인 차원 손질나서
[미디어펜=서동영 기자]정부가 내년 공시가격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을 올해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했다.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 수립 이전인 2020년 수준이다. 로드맵은 전면 재검토를 통해 개편하기로 했다.

   
▲ 서울 여의도 일대 아파트 전경./사진=김상문 기자


국토교통부는 21일 국토발전전시관에서 열린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에서 이같은 내용의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재수립방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2020년 수준 현실화율 적용 시 내년 아파트 등 공동주택 현실화율은 평균 69.0%, 단독주택은 53.6%, 토지는 65.5%에 머무르게 된다. 기존 현실화 계획 평균 대비 각각 6.6%포인트, 10.0%포인트, 12.3%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내년 9억 원 미만 아파트에 적용 시 현실화율은 68.1%, 9억 원 이상~15억 원 미만은 69.2%, 15억 원 이상은 75.3%이다.

표준주택·표준지 공시가격은 1월,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4월 발표될 예정이다. 지난해 수준으로 현실화율이 동결되면서 공시가격 변동폭이 최소화될 것으로 보인다.

공시가격은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건강보험료 등을 부과하는 기준이다. 현실화율은 공시가격이 시세를 얼마나 반영하는지 보여주는 지표로서 공시가격을 산정하는 요소다. 

조사자가 산정한 시세와  2020년 11월 수립된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에 따른 연도별 현실화율을 통해 공시가격을 산정한다. 2020년 도입된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은 현실화율을 매년 단계적으로 높여 2035년까지 90%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였다. 

하지만 2021~2022년 부동산 가격 상승 및 현실화율 상향에 따른 공시가격 급등과 세제 등이 더해지며 부담이 커지자 윤석열 대통령 공약과 국정과제에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재검토'가 포함된 바 있다.

국토부는 지난해 11월 집값 급락에 따른 실거래 역전과 국민 부담을 고려해 올해 공시에 적용되는 현실화율을 계획 수립 이전인 2020년 수준으로 하향하는 '공시가격 현실화 수정 계획'을 수립했다.

이번 재수립 방안은 '수정 계획' 후속 조치다. 올해 8월부터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을 통한 연구용역과 전날 열린 공청회에 이어 이날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 심의를 거쳐 마련됐다.

현실화 계획의 필요성 및 타당성은 근본적인 차원에서 재검토한다. 공시가격 변화는 시세 변동(시장)과 유사하다는 일반적 기대와 달리, 현실화 계획은 시세 변동에 현실화율 인상분(정책)까지 공시가격에 추가로 반영하는 구조라 공시가격의 큰 상승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또한 급속한 시세반영 중심의 계획 적용으로 부동산 시장 급변 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아 실제 국민 부담이 급증했다는 문제도 동반됐다.

정부는 기존 현실화 계획을 수정·보완하는 부분적 개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내년 1월 현실화 계획의 필요성과 타당성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연구용역을 실시할 방침이다. 이후 내년 하반기에는 연구결과에 따라 현실화 계획에 대한 근본적인 개편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오진 국토부 제1차관은 "공시제도가 공정과 상식에 기반하여 운영되기 위해서는 현실화 계획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와 종합적인 처방이 필요하다"며 "국민 눈높이에서 현실화 계획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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