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은 중국보다 강했다. 한국에는 손흥민도 있고 이강인도 황희찬도 있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1일 중국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중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조별리그 C조 2차전 원정경기에서 손흥민의 2골 1도움 맹활약을 앞세워 3-0 완승을 거뒀다.

   
▲ 손흥민(가운데)이 선제골을 터뜨린 후 조규성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지난 16일 싱가포르와 1차전에서 5-0으로 이겼던 한국은 2연승(승점 6)으로 조 1위를 지켰다. 중국은 1차전 태국전 승리(2-1) 후 한국의 벽에 막혀 첫 패를 당하며 승점 3에 머물렀고, 이날 싱가포르를 3-1로 꺾은 태국(1승1패)에 밀려 조 3위로 내려갔다.

한국은 중국과 역대 전적에서도 28승 12무 6패의 압도적 우위를 이어갔다.

이날 중국을 상대로 한국은 최전방에 조규성 나서 황희찬, 손흥민, 이강인과 공격 호흡을 맞췄다. 중원에 황인범과 박용우가 포진했고 포백 수비 라인은 이기제, 김민재, 정승현, 김태환으로 꾸렸다. 골문은 김승규가 지켰다.

예상대로 한국이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고 몰아붙였다. 중국은 4만석을 꽉 메운 대부분 홈팬들의 압도적 응원 함성에도 한국의 공세에 밀려 수비를 하기에 급급했다.

전반 10분만에 한국이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황희찬이 문전으로 찔러준 패스가 조규성에게 향했지만 골키퍼와 수비수 사이에 끼며 엉켜 넘어졌다. 황희찬이 볼을 보고 달려가는 순간 넘어져 있던 중국 수비 장셩룽이 황희찬을 걷어찼다. 주심은 곧장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키커로 나선 손흥민이 강한 땅볼 슛으로 골문 왼쪽 구석으로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리드를 잡은 한국은 추가 득점을 노렸다. 전반 15분 이강인의 코너킥을 조규성이 헤더슛했으나 골대 위로 넘어갔다. 전반 24분 손흥민의 강한 왼발 슛이 골키퍼 선방에 막혔고, 튀어나온 볼을 황희찬이 노마크 찬스에서 재차 슛을 때렸는데 아쉽게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전반 41분에는 모처럼 중국도 좋은 기회가 있었다. 한국의 빌드업 과정에서 이기제의 패스가 끊기면서 탄룽이 슛 찬스를 잡았는데 재빨리 때린 슛이 옆그물로 향했다.

전반 44분 이강인의 절묘한 침투 패스를 손흥민이 받아 오른발 슛으로 연결했다. 패스와 슛 모두 환상적이었지만 이번에도 골키퍼 선방에 걸렸다.

   
▲ 이강인이 드리블 돌파를 하고 있다. 이강인은 손흥민의 두번째 골에 코너킥으로 도움을 기록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아쉬움을 뒤로하고 이어진 코너킥 상황에서 한국의 추가골이 나왔다. 이강인이 띄워준 볼을 손흥민이 앞쪽에서 머리로 잘라 방향을 바꾼 볼이 중국 골문 반대편 모서리로 날아가 꽂혔다. 손흥민의 두 골로 한국은 전반을 2-0으로 앞선 채 마쳤다.

후반 들자 한국은 좀 더 여유롭게 경기운영을 하면서도 주도권을 놓지 않았다. 후반 8분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역습 상황에서 손흥민이 드리블해 들어가다 옆에서 함께 쇄도한 이강인에게 패스를 밀어줬다. 이강인은 골키퍼까지 제치고 거의 완벽한 찬스에서 슛을 쐈는데, 어느새 달려든 장셩룽이 몸을 날리며 막았다.

이후에도 한국의 공세가 계속됐으나 골은 나오지 않은 채 시간이 흘렀다. 클린스만 감독은 후반 25분 조규성, 황희찬, 김태환을 빼고 황의조, 이재성, 설영우를 교체 투입해 변화를 줬다. 후반 38분에는 많이 뛴 이강인 대신 정우영을 넣었다.

   
▲ 정승현(왼쪽에서 두번째)이 쐐기골을 터뜨린 후 프리킥으로 도움을 준 손흥민 품에 안겨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시진=대한축구협회


한 골 더 나왔으면 하던 후반 42분, 한국이 다시 한 번 세트피스로 쐐기골을 뽑아냈다. 중국 진영 가운데서 프리킥을 얻어냈고, 키커로는 손흥민이 나섰다. 손흥민은 중국 수비벽을 넘기는 질 좋은 볼을 띄워줬고, 공격에 가담한 정승현이 상대 선수들 사이를 뚫고 솟구쳐 올라 헤더골을 터뜨렸다. 

한국의 세번째 골까지 터지자 중국 관중들은 잠잠해졌고, 소수 한국 원정 응원팬들이 외치는 '대~한민국' 소리만 우렁차게 울려퍼졌다.

손흥민의 2골 1도움, 이강인의 1도움 등이 어우러지며 한국은 중국에 다시 한 번 '공한증'을 실감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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