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킹엄궁 오찬서 尹 "함께 싸운 혈맹"…찰스 3세 "한영관계 새 이정표"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찰스 3세 국왕의 환대를 받았다.

찰스 3세 국왕이 올해 5월 대관식 후 초청한 첫 번째 국빈인 윤 대통령은 이날 국빈 자격으로 외국 정상의 방문 형식 중 최고 수준의 예우를 받았다.

영국 왕실이 보통 1년에 2차례 국빈을 맞이하는 것을 감안하면, 영국이 대한민국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날 국빈 일정은 윌리엄 왕세자 부부가 윤 대통령 부부 숙소로 찾아와 마중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환담 후 두 부부는 영국 왕실 전용 차량인 벤틀리 리무진을 타고, 함께 공식 환영식장인 호스가즈(Horse Guards) 광장으로 이동했다.

찰스 3세 국왕과 커밀라 왕비는 광장에서 윤 대통령 부부를 맞이했고, 이어서 찰스 3세 국왕은 윤 대통령에게 영국 왕실 및 정부 인사들을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인 리시 수낙 영국 총리와도 이 자리에서 악수하며 잠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다음 차례는 왕실 근위대 사열이었다. 아리랑 연주가 울리는 가운데 윤 대통령과 찰스 3세 국왕은 함께 왕실 근위대를 사열했다. 예포 41발 또한 발사됐다.

   
▲ 영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21일(현지시간) 런던 호스가즈 광장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을 마친 뒤 마차를 타고 버킹엄궁으로 향하고 있다. 2023.11.21 /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에 대한 공식 환영식의 하이라이트는 영국 왕실 상징인 '황금마차' 행진이었다.

윤 대통령은 찰스 3세 국왕과 함께 백마가 끄는 황금색 왕실 마차에 탑승했고, 대규모 기마 부대의 호위 속에 황금색 왕실 마차는 국빈 오찬 장소인 버킹엄궁으로 이어지는 더몰 거리 1.6㎞를 이동했다.

행진 중에는 대한민국 애국가가 연주됐고, 거리에는 태극기와 영국 국기인 유니언잭이 나란히 걸렸다.

거리 주변에는 마차 행진을 구경하려는 런던 시민과 관광객들이 대거 몰렸을 정도였다.

이날 마차에서는 통역만 대동한 가운데 윤 대통령과 찰스 3세 국왕 간이 긴밀한 대화가 이뤄졌다.

김건희 여사와 커밀라 왕비는 두 번째 마차를 타고 뒤따랐으며, 한국 측 공식 수행원까지 포함해 총 7대의 마차가 행진했다.

국빈 오찬은 버킹엄궁에서 왕실 인사 등 50여명이 참석해 소규모로 열렸다.

윤 대통령은 이날 버킹엄궁에서 열린 환영 오찬에서 "영국은 한국전쟁 당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장병을 파병한 나라"이라며 "한영 양국 우호 관계의 가장 굳건한 토대는 두 나라가 피를 함께 흘리며 싸운 혈맹"이라고 말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날 한국의 자유민주주의와 평화 수호를 위한 영국 장병들의 숭고한 헌신에 깊은 감사를 표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찰스 3세 국왕에게 성대한 국빈 일정을 마련해준 데 대해 감사를 표했고, 이에 찰스 3세 국왕은 "그동안 양국 협력의 깊이와 범위가 크게 발전해왔다"며 "이번 국빈 방문이 앞으로 한영관계 발전에 새로운 이정표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