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이달 중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연말까지 계약 마무리
하림·동원 인수하더라도 ‘승자의 저주’ 우려
해운업황 악화된 상황에서 수익성 확보도 쉽지 않을 듯
[미디어펜=박준모 기자]HMM 매각 본입찰에 동원과 하림이 참여하면서 유찰은 피하게 됐다. 하지만 업계 내에서는 HMM을 인수하게 될 경우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게다가 해운업 시황이 악화되면서 인수하더라도 수익성 확보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HMM 매각 본입찰에 동원과 하림이 참여하면서 유효경쟁이 성립됐다. 적격인수후보에 있던 LX는 입찰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동원과 허림이 인수 경쟁을 벌이게 됐다. 

   
▲ HMM 컨테이너선./사진=HMM 제공


채권단은 재무상태와 경영능력, 경영계획 등을 평가해 이르면 이달 안으로 우선협상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최대한 빠르게 선정할 예정”이라며 “올해 안으로 주식매매계약까지 체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이 이처럼 매각을 서두르고 있지만 업계 내에서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HMM의 덩치가 커서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승자의 저주는 인수를 통해 사세를 확장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무리한 인수금액을 투입해 인수 후에 그룹 전체가 위험에 빠지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올해 상반기 기준 하림그룹의 현금성 자산은 1조6000억 원, 동원그룹의 경우는 5000억 원 수준으로 최소 매각가로 평가받는 6조 원에 미치지 못한다. 하림에서는 팬오션의 현금성 자산 활용과 영구채 발행에 나섰지만 인수자금이 부족할 경우 차입이 필요한 만큼 이자 부담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동원에서도 동원산업의 자회사인 스타키스트 전환사채 발행 등을 통해 인수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동원은 한국투자증권도 갖고 있는 만큼, 직접 인수 자금 조달에 대해서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스타키스트 전환 사채 발행은 여러 자금 조달 방안 중 하나로 계획에 따라 자금 조달 방안은 모두 마련돼 있다"며 "자금 조달 능력을 바탕으로 본입찰에 참여했기 때문에 업계에서 우려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운업 시황이 악화됐다는 점도 인수기업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까지 해운업 시황은 좋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 상태다. 실제 HMM은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 5424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8조6851억 원에 비해 93.8% 급감했다. 글로벌 2위 선사인 덴마크의 머스크도 올해 3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할 정도로 시황은 악화됐다.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글로벌 해운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이달 17일 기준 999.9를 기록해 손익분기점으로 보는 1000 밑으로 떨어졌다. 4분기에도 4분기는 글로벌 소비 위축, 국제 정세 불안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해운업황은 부진할 전망이다. 

2025년까지 해운업황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어 당분간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또 다른 해운업계 관계자는 “해운업 시황이 꺾였기 때문에 인수기업은 장기간 버틸 수 있을 체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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