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저축은행들이 예금금리를 내리면서 12개월 만기 예금상품의 평균금리가 3%대에 가까워지고 있다. 수익성 악화로 고금리 경쟁을 펼칠 여력이 없는데다 리스크 관리를 이유로 대출 규모까지 줄이면서 수신금리를 올려 무리하게 예금을 확보할 유인도 낮아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24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4.07%로 집계됐다. 지난달 24일 연 4.20%와 비교하면 한 달 사이 0.13%포인트가 떨어졌다.

   
▲ 사진=미디어펜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저축은행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중 연 4.5% 이상이 60개에 육박했으나 현재는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달 연 4.65%까지 올랐던 저축은행 12개월 만기 정기예금의 최고금리는 이날 기준 연 4.40%까지 낮아졌다.

상상인저축은행의 ‘뱅뱅뱅 회전정기예금’이 4.40%로 가장 높았으며, 키움저축은행 ‘비대면 회전식정기예금’ 4.35%, OK저축은행 ‘OK e-안심앱플러스정기예금’ 4.31%, HB저축은행 ‘회전정기예금’, JT저축은행 ‘e-정기예금’, JT친애저축은행 ‘비대면 회전식 정기예금’, 애큐온저축은행 ‘플러스회전식정기예금’, 우리금융저축은행 ‘회전정기예금’ 4.30% 순이었다.

SBI저축은행은 지난 16일부터 ‘12개월 이상 18개월 미만’ 정기예금 금리를 4%에서 3.9%로 0.1%포인트 낮췄으며, ‘18개월 이상 24개월 미만’ 정기예금 역시 연 4%에서 3.9%로 조정했다. 다올저축은행 역시 지난 13일부터 12개월 기준 ‘Fi 정기예금’의 금리를 4.20%에서 4.15%로 0.05%포인트 인하했다.

저축은행은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 최대 연 6%대 예금 특판 상품을 내놓으며 시중은행과 수신 경쟁을 벌여왔다. 채권과 예금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은행과 달리 예금으로만 수신고를 채워야 하는 저축은행은 통상 은행권 예금금리보다 0.8~1.0%포인트 높은 금리를 제공해 자금을 확보해왔다.

그러나 올해는 실적 악화에 연체율도 상승하면서 건전성 관리가 시급한 상황으로 지난해처럼 공격적으로 예금금리를 올리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고금리 기조에 조달비용이 증가하면서 저축은행은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저축은행은 96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9년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이는 전년 동기(8956억원) 대비 9918억원 감소한 수준이다.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지주계열 저축은행 4곳(KB·신한·하나·우리금융)은 3분기까지 207억원 순손실을 기록해 전년 동기(849억원) 대비 적자전환했다.

저축은행은 고금리 장기화로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지자 역마진을 우려해 대출 규모를 줄였다. 저축은행은 수신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구조로 대출이 줄면 수신도 따라서 줄어들게 된다. 지난해 11월 116조2238억원이던 저축은행 여신 잔액은 지난 9월 108조1741억원까지 떨어졌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법정최고금리(20%) 규제를 받고 있어 예금금리를 올린다고 해서 대출금리를 올리는데 한계가 있다”며 “현재 대출로 마진을 내기가 어려운 상황으로 올해는 과거처럼 공격적인 영업보다는 보수적인 입장에서 기존 여신 관리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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