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국 외교장관회의서 협력·책임·역할에 공감
“3국 협력 조속히 복원·정상화하기로 합의”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박진 외교부 장관은 26일 4년 3개월만에 부산에서 개최된 한중일 외교장관회의 직후 브리핑을 갖고 “세 장관은 3국 협력을 조속히 복원하고, 정상화해나가기로 합의했다. 오늘 우리는 협력 방향과 지역 및 국제 정세에 대해서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다만, 박 장관은 3국 정상회의 개최 시점에 대해선 “상호 편리한 가장 빠른시기에 개최하기로 한 합의를 재확인했다”며 “정상회의 개최가 머지않은 시점에 가시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 겸 중앙정치국 위원,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대신은 한중일 외교장관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3국 협력이 세계경제의 성장과 지역 및 글로벌 평화·번영에 큰 책임이 있으며, 이를 위해 긍정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데 공감했다.

박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이번 회의 개최 장소인 누리마루 APEC 하우스는 2005년 12월 APEC 정상회의가 열렸던 장소라며 20년 전 APEC 정상들이 역내 경제협력과 번영을 갈구했던 그 정신은 한중일 협력이 나아갈 방향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 나라는 매우 큰 협력 잠재력을 갖고 있다. 또 서로 떨어질 수 없는 이웃국가”라며 “세 나라의 영토 면적은 세계 육지의 7%이지만 세계인구의 20%, 세계 총생산의 25%를 차지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 장관은 “세 나라의 인적교류는 코로나19 직전인 2018년 3000만명을 돌파했다. 세 나라간 교역액은 2022년 7800억불을 기록했다”며 “이런 높은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3국 협력이 국제정세와 양자관계에 따라 부침을 겪어온 것이 사실이지만 이제 3국 협력이 복원과 정상화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한중일 정상회의가 빠른시일 내 개최되어 3국 협력이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체제로 발전하도록 제도화하는 것이 중요하고, 세 나라 국민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협력을 증진해야 하며, 동북아지역을 넘어서 세계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 2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APEC누리마루에서 열린 한일중 외교장관회의에서 한일중 외교장관이 나란히 서 있다. 왼쪽부터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 박진 외교부 장관, 왕이 중국 외교부장. 2023.11.26./사진=연합뉴스

특히 최근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언급하며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박 장관은 기후변화, 환경·보건 등에 대응하는 것에도 3국이 협력하고 연대하자고 덧붙였다.

가미카와 외무상은 모두발언에서 지난 1999년 동아시아 금융위기 당시 동남아국가들이 ‘아세안+3’라는 형식으로 한중일 정상을 초청해 회의를 개최하면서 한중일 3국 정상회의가 시작된 것을 언급하고 “세 나라는 지역의 평화와 번영에 큰 책임을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우리는 역사의 전환점에 서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동 정세, 북한의 위협 증대 등 국제정세가 그 어느 때보다 어렵고 복잡해지고 있다. 또 과학·정보기술, 기후변화, 감염병 문제 등을 극복해나갈 수 있을지 여부는 기존 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협력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역 및 세계 평화번영에 크게 기여하기 위해 오늘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세 나라의 협력을 다시 시작하는 계기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왕이 부장도 1999년 한중일 정상회의가 시작된 배경을 언급하면서 “한중일 3국이 지역 및 글로벌의 문제를 위해 긍정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3국이 함께 노력해서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이뤄야 한다. 지역 및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도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한중일 외교장관회의는 2019년 제9차 한중일 외교장관회의 이후 코로나 등으로 4년여 만에 개최되는 것이다. 한중일 외교장관회의는 2007년 6월 제1차 회의(제주)를 시작으로 2019년 8월 제9차 회의(베이징)까지 열렸다.

한중일 3국 정상회의는 2019년 12월 중국 청두에서 제8차 회의로 열린 이후 개최되지 않고 있다. 

이날 한중일 외교장관회의 개최 전날인 25일 중일 양자회담이 열렸으며, 이날 오전 한일 양자회담 및 한중 양자회담이 각각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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