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고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조달비용 증가로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카드사들의 영업전략이 내실경영과 외형확장으로 갈리는 모습이다. 이로 인해 삼성카드가 개인 신용판매에서 현대카드에 2위를 내주는 등 시장점유율 순위에도 변동이 생겼다.
2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개인 신용판매 점유율은 현대카드가 전월 대비 0.61%포인트 오른 17.32%를 기록하며 2위를 차지했다.
개인 신용판매 점유율은 카드사의 개인 신용카드 회원이 국내·외에서 일시불·할부로 결제한 금액을 합쳐 집계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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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미디어펜 |
하나카드는 현대카드에 이어 상승폭이 두 번째로 컸다. 같은 기간 하나카드는 전월 대비 0.33% 오른 6.25%를 기록했다. KB국민카드는 14.57%로 전월 대비 0.03%포인트 상승하며 4위에 올랐다.
이외에 다른 카드사들은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간 2위를 지켜왔던 삼성카드는 전월 대비 0.12%포인트 떨어진 17.13%로 3위로 밀려났으며, 신한카드는 전월 대비 0.14%포인트 떨어진 18.89%를 기록했으나 여전히 1위를 유지했다. 롯데카드와 우리카드는 9.0%, 7.05%로 전월 대비 각각 0.33%포인트, 0.27%포인트 하락했다.
현대카드와 하나카드의 시장점유율이 확대된 것은 다른 카드사들이 건전성, 수익성 확보를 위한 선택과 집중에 따른 자동차 시장의 판촉을 축소하면서 두 카드사의 자동차 시장 취급고가 일시적으로 확대되며 반사효과를 누린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카드와 하나카드를 제외한 다른 카드사들은 지난달 들어 판촉을 줄이는 추세가 도드라졌다. 현대·기아차를 캡티브 시장으로 보유한 현대카드는 자동차 시장의 판촉을 유지 중이다. 하나카드는 업계 최고 수준의 자동차 캐시백율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달 카드사 자동차 캐시백 현황을 살펴보면 현대카드와 하나카드가 각각 0.8%, 1.1%의 캐시백 혜택을 지속했으나 신한카드, 삼성카드, 롯데카드 등은 축소했다. 신한카드는 9월 1.0%였던 캐시백을 10월 0.8%로 0.2%포인트 줄였고 삼성카드와 롯데카드는 0.7%, 0.5%로 각각 0.3%포인트, 0.5%포인트 축소했다.
또 대표적인 무수익·저수익 업종인 세금, 4대보험 업종에서의 무이자할부는 상위사 중 현대카드만 유지 중이며, 지난달 부가가치세 납부월과 맞물려 세금 등 수익성이 낮은 취급고가 증가했다.
현재 대부분의 카드사들은 고금리, 소비 감소 등 경기 악화로 업계의 어려움이 지속되는 상황을 고려해 저수익·무수익 업종에서의 무이자할부 등 판촉을 축소하며 내실경영과 리스크 관리를 중심으로 운영, 외형경쟁을 지양하고 대외 경제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면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도입, 자동차 캐시백, 무이자할부 혜택 등을 통해 점유율을 확대해나가며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지금까지 투자해온 데이터 사이언스와 AI가 전 사업 영역에 적용되면서 취급액 및 연체율, 탈회율 등 전 영역에서 성과가 나고 있는 것”이라며 “지난해부터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통해 1% 미만의 연체율 및 낮은 NPL 비율 등 자산 건전성을 중심으로 경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외형확대로 장기적인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고 이를 통해 순이익을 늘려갈 수도 있고, 내실경영으로 수익을 늘리고 향후 외형확대를 위한 투자를 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회사의 상황과 경영진의 판단에 따른 선택의 문제이나 최근의 업계환경은 대부분이 과당경쟁을 자제하고 수익성과 건전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는 분위기로 외형확대 중심의 현대카드, 하나카드의 성장전략은 타사와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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