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중국 정부가 위안화를 이틀 연속 평가절하하면서 국내 증시가 큰 충격을 받았다.

12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11.18포인트(0.53%) 하락한 1975.47로 마감했다. 5거래일째 이어진 하락세다.

지수는 6.61포인트(0.33%) 하락한 1980.04로 개장하고서 잠시 상승세 전환하기도 했지만 중국이 추가로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했다는 소식에 장중 한때 1948.91까지 내려가면서 195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전일 고시환율을 1994년 이후 일간 최대 폭인 1.86% 내린 중국은 이날도 추가로 1.62% 평가 절하했다. 이에 따라 국내기업의 수출경쟁력과 중국 소비시장의 구매력 약화 우려가 동시에 불거지면서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됐다.

이날 외국인은 6거래일째 순매도세를 이어가면서 2998억원어치를 내다팔았다. 기관과 개인이 2612억원어치, 183억원어치를 각각 순매수하면서 저가매수에 나섰지만 지수 방어에는 역부족이었다.

프로그램매매는 차익거래와 비차익거래 총 2709억원 매수 우위였다.

업종별로는 대부분의 업종이 하락 마감했다. 특히 중국 소비재 관련 업종의 낙폭이 컸다. 의약품이 4.37% 하락하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고, 음식료품과 화학도 3.56%, 3.06% 하락했다. 의료정밀(-2.57%), 섬유의복(-2.53%), 증권(-2.35%)도 약세였다.

반면 원화 가치 하락에 따른 수출 경쟁력 제고가 기대되는 자동차주가 포함된 운송장비 업종은 홀로 2.96% 급등했다.

시가총액 상위주는 등락이 엇갈렸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나란히 5% 대로 상승했고, 현대모비스도 2.42% 오르는 등 자동차주는 중국 위안화 약세로 인한 원·달러 환율 상승 기대감에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NAVER(0.96%), 삼성에스디에스(0.58%), 삼성생명(0.50%)도 올랐다.

진원생명과학은 관계사의 대규모 기술 수출 소식에 전일 상한가를 기록한데 이어 25.9% 급등했다. 신동빈 회장이 전날 호텔롯데의 기업공개 의사를 밝힌 가운데 지주사로 재탄생할 가능성이 부각된 롯데쇼핑도 7.87% 급등했다. 한세실업과 영원무역이 각각 4.26, 8.47 오르는 등 수출업종에 속하는 의류 OEM(주문자상표부착상품) 관련주가 위안화 평가 절하에 다른 수혜 전망에 동반 상승했다.

반면 대표적인 중국 소비주로 꼽히는 아모레퍼시픽이 6.23% 급락한 것을 비롯해 제일모직(-3.32%), POSCO(-1.03%), 한국전력(-0.99%), SK하이닉스(-0.83%), 신한지주(-0.70%), SK텔레콤(-0.39%), 삼성전자(-0.26%)는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5.06포인트(2.06%) 하락한 717.20으로 마감했다.

코스닥은 2.02포인트(0.28%) 하락한 730.24로 출발하고서 위안화 평가절하 충격에 장중 5.42%까지 떨어진 692.54까지 내려갔다가 저가매수세 유입으로 낙폭을 줄였다.

개인이 170억원, 외국인도 354억원 순매수한 반면 기관은 홀로 1004억원 순매도했다.

업종별로는 방송서비스, 통신방송서비스, 인터넷, 종이목재 등이 상승했고 화학, 섬유의류,  유통, 정보기기, 기타서비스, 의료정밀기기, 음식료담배, 비금속, 컴퓨터서비스, 반도체, 운송,  통신서비스, 기타 제조, IT H/W, 오락문화, 제조, 일반전기전자 등은 하락했다.

시가총액상위권 중에서는 내린 종목이 더 많았다. 동서가 5% 넘게 비교적 큰 낙폭을 나타냈고, 메디톡스와 바이로메드, 로엔, 파라다이스, 이오테크닉스, 씨젠도 1~3% 대로 내렸다. 반면 CJ E&M과 컴투스는 2분기 호실적 소식에 3~4% 대로 상승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4거래일 만에 9% 넘게 반등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위안화 평가절하 여파로 11.7원 급등한 1190.8원으로 장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