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국내 건설기계업계가 올해 제품 가격 인상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견조한 수요가 뒷받침된 가운데 제품 가격이 오르면서 국내 건설기계 빅3의 실적이 모두 증가한 것이다. 이들 업체들은 향후에도 원가를 반영하면서도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가격 정책을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건설기계 빅3(HD현대건설기계, HD현대인프라코어, 두산밥캣)은 올해 들어 제품 가격을 모두 인상했다. HD현대건설기계는 지난해 말 기준 대당 1억5100만 원이었던 굴삭기(HW155A 기준) 가격을 올해 3분기에는 1억5700만원까지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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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D현대인프라코어의 10톤급 디벨론 불도저./사진=HD현대인프라코어 제공 |
HD현대인프라코어도 지난해 말 대당 1억4600만 원이었던 굴착기(DX240LC-7) 가격을 1억5200만 원으로 올렸다. 두산밥캣 역시 지난해 대당 7000만원 중형 지게차 가격을 올해는 7600만원으로 인상했다.
건설기계업체들이 제품 가격을 인상한 이유는 원가 반영 때문이다. 원자재 가격, 물류비용, 인건비 등을 반영해 제품 가격을 설정하고 있는데 올해는 원가가 올라가면서 가격을 인상했다. 또 수익성 강화 측면에서도 가격 인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기계업계 관계자는 “원가를 반영해 매년 한두 차례 가격을 설정하고 있다”며 “올해도 원가가 상승하면서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가격 인상 효과는 실적에 곧바로 반영됐다. 수요가 부진할 때 가격이 오르게 되면 판매가 감소할 가능성이 있지만 올해는 견조한 수요가 뒤따르면서 가격 인상에도 판매는 선방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증가한 것이다.
실제 HD현대건설기계는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2조9791억 원, 영업이익 2304억 원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1%, 57.3% 증가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3조6780억 원, 영업이익 4043억 원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4.5%, 51.9% 늘어난 수치다. 두산밥캣도 같은 기간 매출 7조4433억 원, 영업이익 1조1338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보다 각각 19.3%, 38.1% 증가했다.
건설기계업체들은 앞으로도 원가를 반영하는 동시에 수익성 강화에 초점을 맞춰 제품 가격을 설정할 방침이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 당분간 수요가 호조를 보일 전망이며, 인도에서도 인프라 투자 확대로 수요 증가가 기대된다. 중동에서도 대형 건설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어 수요가 뒷받침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업계 내에서는 가격 인상 흐름이 지속되더라도 판매는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건설기계업계 관계자는 “수익성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도 가격 인상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는 있지만 다양한 기능을 갖춘 지역별 맞춤 신제품 출시도 계획돼 있는 만큼 수익성 확보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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