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관료 출신으로 LH 사장도 역임…부동산 정책 식견 갖춰
'전관 출신'…국토부·LH 카르텔 혁파 동력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미디어펜=서동영 기자]박상우 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새로운 국토교통부 수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에서 잔뼈가 굵은 행정관료 출신인 만큼 안정감을 갖췄다는 평가다. 다만 건설 카르텔 혁파 등 혁신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 LH 사장 시절의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사진=LH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4일 원희룡 국토부 장관의 뒤를 이을 후보자로 박상우 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을 지명했다. 박상우 후보자는 1961년 부산 출신으로 고려대 행정학과와 서울대 행정대학원을 나왔다. 또 미국 조지워싱턴대 대학원에서는 도시·지역계획학 석사를 거쳐 가천대에서 도시계획 전공으로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3년 행정고시 27회로 공직에 나서 주택정책과장, 건설정책관 등을 역임했으며 주택토지실장, 기획조정실장 등 국토부 요직을 두루 맡았다. 공직에서 물러난 뒤에는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원장, 2016년 건설주택포럼 회장, 같은 해부터 3년간 LH 사장을 역임했다. 

이같은 경력을 비춰봤을 때 박상우 후보자가 주택정책에 대한 전문성과 식견을 갖춘 만큼 270만호 주택공급 등을 원활하게 이끌 것이라는 예상이다. 박 후보자는 2012년 국토부 주택토지실장 시절 분양가 상한제의 탄력적 적용,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 등 '주택 3법'을 추진하는 등 당시 지금처럼 침체된 주택 건설시장 회복을 위해 노력한 바 있다. 

때문에 박상우 후보자 지명을 놓고 '안정적이고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관료 출신인 박상우 후보자는 균형감각을 갖췄다. 윤석열 정부의 기조를 정책에 반영하되 시장의 요구에도 귀를 기울이는 등 무게 중심을 잘 잡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국토부에서 잔뼈가 굵었고 LH 사장도 지낸 만큼 국토부 및 산하기관 장악에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말이면 윤석열 정부 반환점이다. 주택공급과 재건축 재개발 등 각종 규제 철폐 등을 내세우며 정권을 잡았던 윤석열 대통령으로서는 이제부터는 구체적인 결과물을 보여줘야 할 시기다. 때문에 묵묵히 정책을 펼쳐나갈 인물로 박 후보자를 낙점한 배경이다.   

정치인 출신으로 내년 총선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원희룡 현 장관의 국토부와는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한 전문가는 "거물급 정치인인 원 장관이 높은 정치력을 발휘, 다양한 규제를 철폐하며 주택공급과 시장 안정을 꾀할 것으로 기대됐다"며 "하지만 거대야당과 각만 세우거나 자신이 주목받는 이슈에만 집중했다"고 비판했다. 

원 장관이 국토부 장관으로서 내놓은 결과물이 적다는 지적도 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원희룡 장관이 잔치만 많이 벌렸다. 한 예로 270만호 주택공급을 장담했지만 현재로서는 200만호도 못 미칠 것"이라며 "박상우 후보자가 수장이 되면 먹을 건 없고 설거지만 해야 할 수 있다"고 비유했다. 

또 철근누락 사태가 불거지면서 최근 윤석열 정부가 내걸었던 전관·이권 등 국토부, LH 카르텔 혁파를 내세웠던 정부가 박 후보자를 지명하면서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시선도 있다. 엄밀히 말하면 박상우 후보자 역시 '국토부 전관 출신'이기 때문이다. 국토부 퇴직 후인 2015년 건설공제조합 이사장으로 내정됐으나 '낙하산'이라는 노조 반발에 부딪쳐 자리에 앉지 못하기도 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박 후보자 취힘 후 그동안 진행되던 국토부와 LH의 혁신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편으로는 박 후보자 본인이 국토부와 LH 모두 잘 아는 만큼 무리없이 풀어나갈 수 있다는 기대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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