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저비용항공사(LCC)가 무서운 성장세로 대형항공사(FSC)를 위협하고 있다. 올해 국제선 이용객들 중 LCC 이용객이 FSC나 외국 국적 항공사 이용자보다 더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화물 사업과 장거리 노선에 집중한 대형 항공사와 달리 일본과 동남아 등 중·단거리 노선 회복에 집중한 LCC의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다.

6일국토교통부 항공 통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 전체 국제선 이용객은 5506만7363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국내 LCC 9개 사 국제선 항공기 탑승객은 총 1951만9351명으로 35.5%를 차지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은 총 1841만7514명(33.5%)으로 나타났다. LCC가 약 110만 명 많은 수준이다. 또 외항사 국제선 항공기 이용객 1713만498명 대비 약 240만 명을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연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관측, LCC 국제선 이용객이 FSC 이용객을 추월할 것으로 보고 있다. LCC가 연간 국제선 이용객 수에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을 앞지르는 것은 2003년 국내 LCC 첫 출범 이후 처음이다.

LCC의 국제선 승객 점유율은 2014∼2016년 10%대에 머물렀다. 이후 2017년 26.4%, 2019년 29.5%까지 상승했지만 2020년에는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25%로 떨어졌다. 2021년에는 국제선 운휴가 이어지면서 6.5%까지 급락했다. 

LCC는 해외여행 보복 수요를 잡기 위해 일본, 동남아 등 관광 노선 재개 및 확대에 열을 올렸다. 그 결과 LCC는 지난해 점유율을 23.1%까지 회복, 올해 상반기에는 52%까지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해외여행 보복 수요와 엔화 약세(엔저)현상 등이 맞물리면서 LCC의 공격적인 중·단거리 노선 확대 전략이 통했다.

제주항공은 코로나19 방역 완화 조치가 시행된 지 만 1년 만에 2019년 10월 대비 103%의 회복률을 기록, 코로나19 이전 수송 실적을 회복했다.

방역 조치 완화가 시작된 지난해 10월 기준 제주항공의 국제선 운항편은 1312편, 공급석은 24만5934석, 수송객은 20만4732명에 불과했으나 1년만인 올해 10월 기준 제주항공의 국제선 운항편은 4196편, 공급석은 79만1304석, 수송객은 68만1187명으로 전년 대비 각각 219.8%, 221.8%, 232.7%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0월 대비 국제선 운항편은 98.5%, 공급석 98.4%, 수송객 수는 103%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효율적인 기재 운영과 중단거리 노선 위주의 선제적이고 탄력적인 노선 운영 전략으로 코로나19 후유증을 털어내고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다"며 "특히 일본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이전 운항했던 중단거리 노선의 빠른 회복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진에어는 인천~나고야, 부산~나트랑 등 신규 노선을 취항하고 기존 노선에 대한 증편 등 공급 및 판매 확대를 추진한 결과 2019년 3분기 대비 국제선 운항 회복률은 96%로 높아졌다.

올해 1∼10월 LCC 가운데 국제선 점유율 1위를 차지한 기업은 601만 명이 이용한 제주항공(30.8%)이었다. 티웨이항공(22.8%·445만 명), 진에어(21%·409만 명), 에어부산(15.1%·295만 명)이 뒤를 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LCC들이 수요가 높은 일본, 동남아 노선을 재개하거나 신규취항하는 등 공격적으로 수요에 대응한 결과"라면서 "FSC의 중국 노선 회복이 늦어진 점도 LCC의 역전극을 허용한 요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