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선, 선박 인도 늘어나면서 공급 증가 압력 받아
건화물선은 올해와 비슷한 업황…곡물·배터리 광물 운송량 ↑
글로벌 연료 소비·산업활동 증가로 원유선 수요 증가 예상
[미디어펜=박준모 기자]내년 해운업황이 선종별로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컨테이너선은 공급이 늘어나는 반면 수요는 줄어들면서 운임지수가 떨어질 전망이다. 반면 건화물선(드라이벌크선)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유조선의 경우 수급 개선이 진행 중으로 올해보다 나은 시황이 예상된다. 

이석주 한국해양진흥공사 해운정보팀장은 6일 한국해운협회가 진행한 세미나에서 ‘글로벌 해운시황 동향 및 전망’ 주제 발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 이석주 한국해양진흥공사 해운정보팀장이 6일 한국해운협회가 진행한 세미나에서 ‘글로벌 해운시황 동향 및 전망’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박준모 기자


해운시장은 대표적으로 컨테이너선, 건화물선, 유조선으로 나눌 수 있다. 컨테이너선은 대형 컨테이너를 장거리 운송하며, 건화물선은 철광석·곡물·석탄 등 비포장 원자재를 대량으로 나른다. 유조선은 원유와 원유를 정제해 생산한 제품(가솔린, 나프타 등)을 운송한다.

이 팀장은 올해 컨테이너선 시황에 대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귀했다고 밝혔다. 이 팀장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공급망 차질이 발생하면서 2020년 하반기 이후 운임지수가 폭등했다”면서도 “2022년 엔데믹 기조 확산에 따라 특수가 사라지면서 급락이 시작됐고, 2년간의 운임지수 상승분을 1년 만에 반납했다”고 말했다. 

실제 2022년 초 컨테이너선 대표 운임지수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5110포인트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평균 983포인트로 떨어졌다. 

이 팀장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호황기에 발주된 신조선들이 인도가 본격화되면서 대량의 선박공급 압력에 노출된 것”이라며 “미주노선 물동량이나 아시아 역내 물동량이 2년 연속 감소한 것도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전망에 대해서는 “2024년에도 신조선들이 대거 인도되면서 공급압박 확대는 불가피해 어려운 시황이 예상된다”며 “선사들은 노후선 해체, 임시결항, 항로 조정 등을 통해 운임 하락 방어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건화물선 시황도 컨테이너선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2020년 하반기부터 펜데믹 특수가 발생했으나 2022년 이후 인플레이션 심화와 금리 인상 등으로 운임 하락이 시작됐다. 대표적인 건화물선 운임지수인 발틱운임지수(BDI)는 올해 평균 1315포인트로 전년 대비 32% 하락했다. 

이 팀장은 “대형 건화물선은 주로 철광석을 운송하는데 펜데믹 기간 건설용 철강 수요 증가로 인해 물동량이 늘어났다”며 “그러나 철강 수요가 다시 감소하면서 운임도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내년 전망에 대해서도 건화물선 물동량은 1,2%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시황을 예상했다. 그는 “철광석은 물동량 증가세 둔화가 고착화되면서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석탄은 오히려 감소할 전망”이라며 “곡물 물동량은 늘어나고 배터리 광물 수요 확대가 이를 만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공급 증가율은 2.4%, 수요 증가율은 1.9%를 기록해 시황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이라며 “운임지수는 1300~1400포인트 수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유조선 시황은 국제 유가의 영향을 받는 양상을 보였다. 팬데믹 초기 국제유가가 폭락하면서 석유 저장용 선박 수요가 급증해 운임이 올라갔다. 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러시아 경제제재가 시작되면서 원거리 석유 구매가 증가해 운임이 상승하기도 했다. 

내년 유조선에 대한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좋은 시황을 유지할 전망이다. 이 팀장은 “내년 원유선 수요는 글로벌 연료 소비와 산업활동 증가로 전년 대비 4.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새로운 선박 인도에 대한 압박도 상대적으로 낮고, 노후화에 따른 해체 선박도 증가하는 추세라 좋은 시황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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