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영광군 육산도, 전 세계 5번째 뿔제비갈매기 번식지
번식활동 중 수컷 바뀌는 현상 발견…이유 파악 중
[미디어펜=유태경 기자] 전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종인 뿔제비갈매기 7마리가 3년간 매년 우리나라 특정도서로 귀환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 뿔제비갈매기 9마리 개체별 얼굴./사진=환경부


환경부는 국립생태원과 지구상에 생존 개체수가 약 100마리에 불과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뿔제비갈매기 7마리가 번식을 위해 2020년부터 3년간 매해 전남 영광군 육산도로 모두 귀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이들 뿔제비갈매기 7마리 중 수컷 2마리는 2016년 육산도에서 번식활동을 했던 성조(어른 새) 개체로 확인됐다. 국립생태원 연구진은 바닷새 번식연령인 약 4년을 고려하면 이 두 마리 수컷 나이가 최소 12살 이상인 것으로 추정했다.

바닷새 평균 수명은 약 10~50년으로 종마다 다양하며, 뿔제비갈매기는 같은 속인 큰제비갈매기 수명인 20~30년과 유사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올해 분석 결과, 이들 7마리 중 암컷 1마리가 2016년부터 6년간 육산도에서 같이 번식활동을 했던 수컷이 생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리 중 다른 수컷 1마리와 번식활동을 한 사실도 처음으로 확인됐다.

일반적으로 갈매기와 제비갈매기 등 대부분 바닷새는 맺어진 짝을 바꾸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연구진은 뿔제비갈매기의 번식활동에서 수컷이 바뀌는 이례적인 현상이 왜 발생했는지 지속적으로 파악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육산도에서 2016년 뿔제비갈매기가 최초로 발견된 것이 계기가 됐다. 국립생태원은 폐쇄회로텔레비전(CCTV)과 무인센서카메라를 설치해 번식 및 행동에 대한 기초 생태자료를 2016년부터 확보하고, 뿔제비갈매기 다리에 철새 이동연구용 가락지를 2021년부터 부착해 관찰한 것을 정리했다.

국립생태원 연구진은 그간 수집한 사진 자료를 분석해 성조의 고유 얼굴 특징인 부리의 검은색 무늬 형태와 상흔 등을 발견하고 개체 식별에 성공했으며 이들의 성별, 나이, 짝 관계 등을 분석했다.

2016년부터 올해까지 육산도에 한 번이라도 찾아온 성조 개체 뿔제비갈매기는 2020년부터 3년간 매해 귀환한 7마리를 포함해 총 9마리로 확인됐다. 

이들 9마리는 △수컷 3마리 △암컷 3마리(1마리 추정), △성별 구분이 아직 파악이 안 된 3마리로 구성됐다. 

이들이 매해 찾아오는 육산도는 우즈산섬, 지우산섬 등 중국 번식지에 이어 전 세계 5번째 뿔제비갈매기 번식지며, 특정도서로 지정돼 사람들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는 무인도다. 이곳은 사람의 간섭이 적고, 분류학적으로 다른 속인 괭이갈매기와 함께 서식하고 있어 교잡 위험도 없는 등 뿔제비갈매기에게 유리한 번식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번 연구결과가 뿔제비갈매기 번식생태 연구에 중요한 학술적 기초자료가 될 것"이라며 "특정도서 등 국가보호지역이 멸종위기 야생생물의 안정적인 번식지 역할을 하는 것이 다시 확인된 만큼 이곳의 보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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